'2050년에 바다 플라스틱 양이 물고기양을 초과한다'라는 전망이 있다. 이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과 플라스틱 문제해결에 힘쓰는 순환경제 촉진 비영리 단체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언급된 이후 자주 거론되는 내용이다. 이미 바다에는 1억 5천 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존재하며, 매년 약 1,100만 톤 이상 추가로 유입되고 있는 추세로 보면 그런 결과가 예상된다.
해양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며, 단순히 해양 생태계의 위기를 넘어 기업과 사회 전체가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할 ESG 핵심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무려 171조 개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지름 1mm ~ 5mm 이하 고체형 플라스틱)가 바다에 떠다니고 있는데 그 무게만 약 230만 톤이다. 플라스틱은 한번 사용되고 버려진 뒤 분해까지 450년이 걸릴 정도로 자연에서 사라지기 어렵기 때문에 생태계와 인류 건강에 장기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6월 제주에서 열리는 2025 세계환경의 날 ⓒ 세계환경의날 공식홈페이지]
제주도에서 열리는 2025년 '세계 환경의 날' 공식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플라스틱은 특성상 햇빛, 파도, 바람에 의해 빠르게 잘게 쪼개지는데 바닷속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생물의 몸 속에 축적되어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전달된다. 플라스틱 미세화 속도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이제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해양생물에서 검출되는 상황이다. 총체적 위기감 속에 올해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공식 주제도 '플라스틱 오염 종식'으로 정해졌다.
이번에는 글로벌 공식 기념행사가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것이 뜻깊다. 제주도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 제로화'를 목표로 비전을 선포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 플라스틱의 생산, 설계, 소비, 재사용과 재활용까지 전 주기를 포괄한 플라스틱 종합전략을 만들어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을 60% 줄이고, 2050년까지 완전히 제거해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친환경 어구 보급과 해양쓰레기 수거, 재활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나다 오타와의 '플라스틱 국제 협상장' 옆에 전시된 플라스틱병이 떨어지는 수도꼭지 ⓒ reuters]
폐기물 관리보다는 생산 관리를, 그러나 복잡한 이해관계
플라스틱 이슈로 최근 'UN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에 참여한 27개국 정부 대표단 설문조사의 모든 응답자는 플라스틱 오염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큰 우려를 표했다. 일부 대표단은 인체의 장기, 혈액, 심지어 태아의 몸에서도 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근심 속에 오는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플라스틱 국제협약' 최종 협상이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많은 논의들에 앞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폐기물 관리나 재활용보다 더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의 플라스틱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 만으로는 급증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따라잡기 어려워 많은 플라스틱이 여전히 자연환경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주원료가 석유인 만큼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산유국과 석유화학업계는 산업 경쟁력 유지를 이유로 생산감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바다에 떠다니는 해양 쓰레기 ⓒ UNEP]
생산을 줄일 수 없다면 기술발전으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해결을
플라스틱으로 인해 인류는 그동안 많은 편리함을 누렸다. 당장 플라스틱을 아예 안 쓸 수 없다면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대체 소재 개발과 미세 플라스틱 제거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어업 현장에서는 나일론, 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을 원료로 만든 합성 섬유를 사용해 유실된 어구에 해양생물이 걸려 죽는 '유령어업' 현상이 발생했다.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물과 이산화탄소에 의해 자연분해되는 '생분해성 어구(그물, 통발 등)'가 사용되고 있다.
물론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100% 생분해는 어렵고, 환경에 미치는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는지 논란은 있다. 단 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방향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문제해결을 목표하며 과학적 연구와 정책, 국제 협력이 결합해야만 이 복잡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플라스틱 사용 감축, 재활용 확대, 유효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둘 때 건강한 바다와 지속가능한 지구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by Editor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