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이제 식상할 지경이다. 그런데 그 위험이 우리 해수면에 당도했다. 최근 36년 간 우리나라 해수면은 11.5cm 상승해왔는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오늘은 전 세계적인 해수면 상승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와 피해, 한국의 해수면 상승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전세계 지역별 평균기온 추세 © 기상청]지난 10년, 해수면 상승 속도 2배 이상 빨라졌다지난 6월 8일, UN이 발표한 '제3차 세계해양평가보고서'는 2015년 연간 2mm였던 해수면 상승 속도가 2023년 4.3mm로 2배 이상 빨라졌으며, 북극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녹지 않았던 남극해의 해빙 역시 감소 중이라고 밝혔다. 약 일주일 뒤,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2025년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는 특히 아시아의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준다. 아시아 해수면 높이는 1999년 위성 관측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해양 열용량 역시 1960년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999년부터 2025년의 해수면 상승 범위는 인도양 연안에서 연 4.9mm, 필리핀 동쪽에서 발원하여 일본 남해안을 따라 북상하는쿠로시오 해류 지역에서 연 6mm 이상을 기록했다. 아시아 고산지대의 빙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등 아시아의 온난화 추세는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다.이러한 해수면 상승의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감소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2025년 3월 북극 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 4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현재 많은 빙하가 녹아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NASA는 최근 빙하 감소보다 '해수 열팽창'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물 분자가 활발히 움직여, 바닷물 자체의 부피가 커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편 미국의 비영리 환경 연구 기관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일일 해수면 상승 현상의 약 58%가 인간 활동에 기인했다. 화산 분출, 엘니뇨 같은 자연 요인보다 화석연료를 태워 발생하는 온실가스 같은 인간 활동 때문에 해안 지역의 홍수 발생 가능성이 4배 늘어난 것이다. 해수면 상승이 불러오는 해외 피해 상황해수면 상승은 저지대의 홍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태풍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대표적 쌀 재배지로 메콩강 삼각주가 있는 베트남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이 연간 4조 원에 달한다. 건기에 염분이 땅으로 침투해 쌀 재배가 어려워져, 농민들은 다른 생업을 찾고 있다. 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의 사례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나타날 또 다른 미래를 보여준다. 1년 중 밀물과 썰물의 파고 차가 가장 높아지는 '킹타이드(King Tide)'때면, 수시로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대피해야 한다. 바닷물이 넘치면서 지하수가 오염되자, 마을에 생활용수가 부족해졌을 뿐 아니라 농사도 지을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습관이 바뀌었고, 비만율과 당뇨 발병률이 높아지며 주민의 건강마저 해치고 있다.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국가들은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우선 수도 이전을 준비 중이며, 몰디브도 주민 이주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1,270조 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유럽 역시, 인공 반도와 방파제를 만들거나 인공 차단벽을 건설해 해수면 상승 시 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비할 예정이다. 상습적인 침수 피해를 겪은 미국 뉴저지의 애틀란틱시티는 이미 2016년부터 1,400억 원을 투입해 방파제를 쌓고 해안으로 밀려온 바닷물을 다시 밀어내는 펌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모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추가 개발은 환경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상치 않은 한국의 해수면 상승 속도해양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2026년 5월 동해의 해면 수온은 평년과 비교했을 때 역대 1위를 기록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해수면은 최근 36년 동안 약 11.5cm 상승했으며, 연평균 상승 범위는 약 3.2mm에 이른다. 국립해양조사원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고탄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해수면이 2050년에는 25cm, 2100년에는 무려 최대 82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되는 상승 폭은 동해가 조금 더 크지만, 저지대가 많은 서해가 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종도는 중심부까지 침수될 수 있으며, 충남 당진, 아산, 서산 및 전북, 전남의 연안 역시 바다 표면보다 낮아질 수 있다. 같은 해 클라이밋 센트럴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심각한 예측을 내놓았다.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2050년 약 40만 명의 거주지가 밀물 때 물에 잠기고,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130만 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침수 피해는 해안 인접도시를 넘어 내륙 지방인 평택, 익산, 서울의 한강변인 목동과 마곡까지 일어날 수 있다. 해수면 상승 상태에서 태풍이 발생했을 때 하천 범람의 위험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해양기후예측센터가 제공하는 월별 해양기후 분석정보 © 해양기후예측센터]해수면 상승으로 한국에서도 이미 시작된 기후 재난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곳곳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해수면 상승은 강한 파도를 불러일으키고, 강한 파도는 연안지역을 침식시키며 해안선을 바꾼다. 원래 파도가 가져간 모래는 자연스럽게 해변으로 되돌아오며 순환하지만, 바뀐 파도의 형태 때문에 모래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동해안은 특히 발전소 등의 난개발과 겹쳐 침식 문제가 심각하다. 강원도가 최근 동해안의 연안 침식 지역을 실태 조사했을 때, 101곳 중 66곳이 침식이 우려되거나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전년보다 12곳이 증가한 수치다. 동/서해안의 54개 해변을 조사한 녹색연합은 18개 해변에서 2m 이상 침식 사면이 발생했으며, 배후지가 파랑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전했다.[침식이 심각한 신안군의 우전해수욕장 © 녹색연합]해수면 상승은 자연재해와 만났을 때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해진다. 2020년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상륙 당시 동해안의 저지대 상가가 많이 침수했다. 해수면이 높아져 너울성 파도가 육지로 밀려들면서 폭우에 불어난 인근 하천수가 역류했기 때문이다. 2022년 태풍 '힌남노'가 상륙했을 때는 해수면 상승이 하천의 범람을 초래하고 포항의 공업 단지와 주거 지역에 광범위한 침수를 일으켰다. 전북 부안군의 섬 위도는 2023년 기준, 최근 5년 동안 성인 몸통까지 물이 차오를 정도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바닷물이 방파제의 빗물 배출구까지 종종 차오른 탓이다. 이에 많은 섬에서 방파제를 높여 피해를 막고 있지만, 이는 궁극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 진정한 해결책은 오로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보였던 해수면 상승과 피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다. 해수면 상승을 늦추기 위해 탄소 중립을 향한 전 지구적인 노력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은 2024년부터 시행 중인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양수산부가 해수온, 염분, 해수면 높이 등 기후 요소와 기후 예측 정보를 생산하고 분석해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매년 진행되는 연안침식 실태조사를 통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연안 침식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기업과 시민사회 또한 해수면 상승을 먼 나라의 이야기로 두지 않고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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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해수면 상승]
해수면 상승, 한국도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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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ESPR]
EU ESPR 발효: 팔리지 않은 옷, 이제 태울 수 없다
매년 국내 패션 업계가 소각장으로 밀어내는 미판매 재고의 시장가치는 약 1조 원으로 추산된다. 브랜드 희소성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헐값에 털어내느니 태워 없애자는 선택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논리는 통하기 어렵게 됐다. EU의 '지속 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이하 ESPR)'에 따라 EU 역내에서 대기업의 판매되지 않은 의류, 의류 액세서리, 신발을 폐기하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EU가 과잉 생산과 재고 폐기를 더 이상 기업 내부의 비용 문제로만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ESPR 자체는 2024년 7월 발효된 규정으로 올해 7월 19일부터 대기업 제품을 대상으로 규정이 적용되기 시작한다. 규제의 직접적인 범위는 EU시장이지만 유럽에 제품을 판매하거나 유럽 브랜드의 공급망에 연결된 한국기업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ESPR로 규제변화를 체감할 패션업계ESPR은 EU가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 마련한 핵심 제품 규정이다.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 설계 단계부터 사용, 수리, 재사용, 재활용,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지속가능성 요건을 부과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ESPR 발효 전에는 2009년 제정된 에코디자인 지침이 있었다. 이 지침이 주로 에너지 관련 제품의 효율 기준을 다뤘다면, ESPR은 적용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식품, 사료, 의약품 등 일부 예외사항을 제외하면 EU시장에 출시되는 거의 모든 실물 제품이 향후 품목별 세부 규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에코디자인 규정 주요 내용 © 한국에너지공단]ESPR로의 인한 변화 방향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제품이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고장 났을 때 고쳐 쓸 수 있는지, 수명이 다한 뒤 다시 자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다. 내구성, 수리 가능성, 재활용 가능성이 제품 경쟁력의 일부가 되는 구조다.ESPR은 그 자체로 모든 품목에 즉시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다. 품목별 세부 요건은 앞으로 위임법령을 통해 단계적으로 구체화 될 예정이다. 다만, 미판매 의류, 액세서리, 신발 폐기 금지에 적용되기 시작하며 패션 업계가 규제신호를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됐다.7월 19일부터 시작되는 세 가지 변화7월 19일부터 EU 역내 패션 대기업에 가장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첫 번째 변화는 '미판매 재고 폐기 금지'다. 물론 예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안전상의 이유가 있거나, 제품이 심각하게 손상돼 사용할 수 없거나, 위조품처럼 시장에 유통해서는 안 되는 경우 등은 제한적으로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예외를 적용하기 위해 기업은 예외 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5년간 보관해야 한다. 예외 조항을 이용해 기존의 소각 관행을 사실상 유지하기는 어렵다.둘째, 미판매 제품 처리에 대한 공시 부담이 커진다. ESPR은 기업이 폐기한 미판매 소비재의 수량, 무게, 폐기 사유, 처리 방식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대기업은 이미 관련 공시 의무의 영향권에 들어와 있으며, 2027년부터는 보다 표준화된 양식에 따라 보고해야 한다.셋째, 디지털 제품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이하 DPP)을 둘러싼 준비가 본격화된다. DPP는 제품의 원재료, 구성, 수리 가능성, 재활용 정보 등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노출하는 제도다. 소비자와 수리업체, 재활용업체, 규제 당국이 제품 정보를 더 쉽게 확인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업들은 앞으로 단계적으로 구체화 될 DPP 적용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부터 공급망 데이터 수집 체계를 정비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ESPR 시행 예정 일정 및 주요 단계 © TÜV 라인란드(TÜV Rheinland) 공식 홈페이지]유럽에 진출한 한국 패션기업의 과제들ESPR은 EU 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EU에 의류나 신발을 직접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물론, 유럽 브랜드에 원단, 부자재, 완제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도 직간접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건 '한국 기업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EU 시장에 제품이 놓이는가'다.기후에너지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 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11만 톤을 상회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의류 소각이나 폐기는 ESPR의 직접 규제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EU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라면 국내 생산, 유통, 재고 처리 방식도 점차 검증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DPP가 본격화되면 제품 데이터는 원재료 조달, 제조, 유통, 사용, 수리, 재활용 단계까지 전과정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LF 헤지스의 첫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리워크 컬렉션’ 포스터 © LF]이와 관련하여 정부와 산업계도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유관 기관들은 DPP 대응을 위한 시범사업과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섬유, 패션 업계에서는 재고관리, 재활용, 데이터 표준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LF 헤지스(HAZZYS)가 2023년 선보인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리워크(Rework) 컬렉션과 코오롱FnC의 중고 패션 플랫폼 확대처럼 재고와 순환을 연결하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단, 미판매 의류 폐기 규제 대응은 DPP 대응보다 더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DPP가 데이터를 정리하는 문제라면 재고 폐기 금지는 생산량과 판매 전략, 할인 정책, 재판매 채널, 재활용 인프라까지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는 패션 비즈니스 모델의 조정에 가깝다.패션을 넘어 수출 산업의 이슈인 ESPRESPR의 적용 범위는 패션에만 머물지 않는다. EU 집행위원회는 '2025~2030 워킹플랜'으로 품목별 위임법령 채택 일정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026년 중 철강 위임법령 채택이 예정돼 있으며, 2027년에는 섬유와 의류, 알루미늄, 타이어, 2028년에는 가구, 2029년에는 매트리스 순으로 채택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것이 ESPR 대응이 단순히 팔리지 않은 옷을 태울 수 있는지의 문제가 아닌 이유다. 위임법령이 쌓여갈수록 한국 수출 기업이 제품 데이터를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공급망 전반에서 환경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검증하는가 EU시장 접근의 전제조건이지 될 것이다. 규제의 시계는 이미 돌아가고 있다.by Editor L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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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B Corp]
비콥 인증, 점수제를 폐지한 새로운 표준 개정
'비콥(B Corp) 인증'이란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환경적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에게 부여하는 글로벌 인증이자 기업운동이다.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 160여 개 산업에서 1만 900개 이상의 기업이 비콥 인증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토스뱅크, 법무법인 디엘지, 임팩트스퀘어 등 30여 개 기업이 비콥 인증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비콥 인증을 운영하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 '비랩(B Lab)'은 2025년 4월 새롭게 개정된 인증표준을 공개했다. 새로운 표준은 2026년 3월부터 신규 인증 기업에 적용되고 있는데, 이는 비랩 창립 이래 일곱 번째 표준 개정이자 19년 만의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비랩은 기업이 지속적인 개선과 공동체적 노력에 중심을 두는 '구조적인 변화(System Change)'로 이번 표준 변화의 목표를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비랩의 한국 파트너 기관인 비랩코리아는 지난 6월 29일 새로운 인증 표준을 국내 기업 담당자들에게 소개하는 '비콥 인증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개정된 비콥 인증 평가 방식, 항목의 세부 내용과 의미로 구성됐다.[설명회에서 비콥 인증에 대해 설명하는 비랩코리아 정태은 사무국장 © ESG.ONL]7개 영역 모든 영역 통과해야 인증받는다이번 인증 표준 개정의 핵심은 기존의 종합 점수 합산 방식을 폐지한 것이다. 이전에는 환경 등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받으면 지배구조나 노동환경 등 다른 분야의 부족한 성과를 보완해 종합 점수로 인증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표준에서는 이러한 상쇄 효과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기업의 목적 및 이해관계자 지배구조 ▲공정한 노동 ▲정의·형평성·다양성 및 포용성(JEDI) ▲인권 ▲기후 행동 ▲환경 관리 및 순환 ▲대정부관계 및 집단 행동과 같은 7개 임팩트 주제 각각에서 하위 세부 성과 기준을 충족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한 영역의 성과로 다른 영역의 공백을 가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새롭게 개정된 비콥 인증표준 7가지 임팩트 주제 © 비랩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7개 주제 중 핵심적인 주제 몇 가지를 살펴보면 먼저 '기업의 목적 및 이해관계자 지배구조'는 정의된 목적에 따라 행동하고, 사회·환경적 성과를 모니터링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요구한다. '공정한 노동 영역'은 양질의 일자리와 공정한 임금 관행, 근로자 피드백의 의사결정 반영을 다룬다. '기후 행동' 영역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1.5°C로 제한하는 데 기여하는 계획 수립을 요구하며, 대기업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 및 과학 기반 목표(Science Based Targets, SBT)까지 포함한다. '대정부관계 및 집합적 행동 영역'은 기업이 시스템적인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집단으로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 대응을 넘어, 실질 행동을 향해이번 개정의 배경은 규제환경이다. 새로운 표준은 2026년 9월 발효 예정인 EU의 '녹색 전환을 위한 소비자 권한 강화 지침(Empowering Consumers for the Green Transition Directive)'을 준수하여 개발되었다. 해당 규제는 기업이 입증되지 않은 친환경 허위 광고와 같은 그린워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비랩은 그린워싱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표준을 통해 기업이 규제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와 환경문제에 실질적인 행동을 하도록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비콥 인증을 받은 기업은 이후에도 평가 시기마다 표준 준수 여부와 개선 사항을 입증해야 한다. [비콥 인증의 새로운 표준에 대해 설명 중인 빌리 하나피(Billy Hanafee) 비랩 글로벌 인증 운영 전략 리드 © ESG.ONL]비콥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엄격해진 성과 기준이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인력과 예산이 제한된 기업일수록 7개 영역 전반에서 기준을 평가하고, 충족시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에는 이러한 애로사항을 반영해, 기업이 충족해야 하는 세부요건을 규모와 산업분야에 따라 최소 20개에서 최대 124개까지 달라졌다. 대기업에는 더 많은 요건이, 중소기업에는 기본적인 수준의 요건이 먼저 적용되는 구조다. 비콥 인증을 기업의 '건강검진'에 비유한다면, 이번 개정은 검진항목이 늘어났지만 검진항목 적용은 기업 체급에 맞춰 조정가능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표준은 비콥 인증 기업뿐 아니라 어떤 기업이든 B 임팩트 평가(B Impact Assessment) 플랫폼을 통해 무료로 임팩트 성과를 측정해 볼 수 있다. B 임팩트 평가란 비랩이 제공하는 기업의 사회·환경적 임팩트 측정 도구로 지배구조, 기업구성원, 지역사회, 환경, 고객 등 총 5가지 분야별 기업운영과 비즈니스 모델을 평가한다.최근 ESG 경영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 기업의 비콥 인증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비랩도 인증표준을 정비하고 있다. 인증이 강화되는 만큼 비콥 인증을 획득하는 것은 해외사업 확장이나 투자 유치에 기업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설명회에서 비콥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IT 벤처기업 이큐포올은 북미 시장에서 비콥 인증 기업임을 내세워 높은 신뢰도를 얻을 수 있었다”며 실질적인 경영 검증도구로서 비콥 인증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비콥 인증의 문턱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인증이 가진 신뢰의 무게도 달라졌다. 7개 영역 모두에서 책임을 증명하고, 평가 시기마다 그 이행을 꾸준히 확인받는 기업들이 비콥 인증이 통과점이 아닌 지속적인 실천임을 보여주는 기준이 될 것이다.by Editor L보러가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