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로 호흡하는 생명체와 암모니아 대기에서 진화한 생명체는 생물학적으로 공통점이 없었다. 감각 기관도, 소통 방식도, 존재의 물리적 조건도 달랐다. 그러나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에서 두 생명체 라일런드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 역, 이하 그레이스)와 로키는 협력했다. 단 하나의 공통점, 자신이 속한 별이 동일한 위협으로 소멸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로 말이다.['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속 장면 1 © 소니 픽쳐스]'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미국의 소설가 앤디 위어가 2021년 발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태양 에너지를 잠식하는 미생물 '아스트로파지'로 인해 지구 상의 인류가 멸종할 위기에 처하자, 과학 교사 그레이스가 인류를 구하기 위한 임무에 파견된다. 광년 거리의 우주에서 홀로 깨어난 그는 외계 존재 로키를 만나게 되고 둘은 수학과 진동수를 매개로 소통한다. SF 블록버스터로 소비되기엔 아까운 질문이 이 영화 안에 있다. 존재의 조건이 달라도 협력은 가능한가.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 국제 ESG 거버넌스가 정확히 막혀 있는 지점을 가리킨다. 영화와 다른 현실영화에서 그레이스와 로키는 처음부터 소통할 수 없었다. 음파로 말하는 존재와 빛으로 말하는 존재 사이에는 공통의 언어가 없었다. 둘은 수학과 진동수를 매개로 소통 체계를 처음부터 직접 발명했다. 그 협력이 가능했던 전제는 하나였다. 별이 꺼지면 둘 다 죽는다는 위기의 공유였다. 현실의 ESG 거버넌스는 전제의 절반만 충족한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기후위기라는 공동의 위협을 인식하고 있지만 '누가 먼저, 얼마나' 감축해야 하는지에 대해 30년째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보고서가 즉각적 행동을 촉구하는 사이 협상장에서 모인 국가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안전망을 먼저 꺼내든다. 유럽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하자 개발도상국들은 '기후 식민주의'라며 반발했다. 위기는 공유했으나, 그것을 함께 풀어낼 언어는 만들지 않은 셈이다.['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속 장면 2 © 소니 픽쳐스수많은 기준 속 반쪽짜리 공통어2023년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국제회계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S1·S2 기준을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드디어 글로벌 ESG 공시의 공통 언어가 생겼다"고 반겼다. 하지만 채택은 각국의 몫이었고, 의무 적용 시점도, 공시 범위도, 제3자 검증 요건도 제각각이었다. 유럽연합(EU)은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통해 2024년부터 단계적 의무 공시를 시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기후 공시 규칙을 도입 후 소송으로 효력이 정지됐다.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는 생물다양성 공시 프레임워크를 내놨지만, 기업 채택률은아직 초기 단계다. 기준이 없어서가 아니다. 기준이 너무 많고, 서로 얼마나 다른지를 아무도 조율하지 않기 때문이다.공동언어의 부재는 기업 차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한국 수출 기업들은 고객사마다 다른 공시 기준을 요구받으며 ESG 피로감을 호소한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체계가 작동하려면 각국 규제당국과 기업이 비교 가능한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지만, 기준만 있고 데이터가 없으면 공통 언어는 사전에만 존재하는 셈이다. 해법은 단일 기준으로의 통일이 아니라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구축이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이미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협력해 중복 공시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방향은 맞다. 문제는 속도다.기다려주지 않는 기후위기영화에서 그레이스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해져 있었다. 아스트로파지가 태양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 했다. 협력을 고민할 여유가 없었기에, 협력은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기후과학은 같은 경고를 보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6차 평가보고서는 2030년까지의 감축 행동이 2100년의 기후 위험을 크게 좌우한다고 명시한다. ESG 거버넌스의 파편화를 정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각국의 규제, 글로벌 공급망, 자본시장의 ESG 요구가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한국 기업들에게 필요한 건 '어떤 기준을 따를 것인가'보다 '어떻게 기준들 사이를 유연하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다. 위기를 공유한 존재들이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이, 때로는 그 자체로 충분한 시작이 된다.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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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SF]
그레이스와 로키, 별들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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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게임]
포켓몬 게임이 상생을 말하는 방식
포켓몬 시리즈에서 이처럼 음울한 출발점을 내세운 게임은 드물었다. 게이머가 마주할 세계는 시들어 있고, 인간은 사라졌으며 남은 것은 폐허와 황무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게임은 포켓몬 시리즈의 수작으로 평가받게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로 지난 3월 5일 출시된 '포켓몬 포코피아(Pokémon Pokopia)'게임 시리즈 이야기다. 포켓몬 포코피아는 포켓몬 프랜차이즈 최초의 슬로우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출시 4일 만에 전 세계 220만 장, 일본에서만 100만 장이 팔렸다. 게임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 89점의 호평을 받았고, 주요 유통처에서 품절이 이어지며 거꾸로 콘솔 기기인 닌텐도 스위치 2탄의 역주행 모멘텀을 끌어올리기까지 했다. 생태계 위기가 게임의 배경이 되다기본 설정도 지금껏 익숙했던 포켓몬 게임의 문법과는 꽤 다르다. 게임 사용자는 인간의 모습을 한 메타몽이 되어, 한때 포켓몬과 인간이 함께 살았지만 이제는 시들고 버려진 땅을 다시 복구해야 한다. 재료를 모아 아이템을 만들고 집과 서식지를 조성하면서 포켓몬들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간다. 게임 안의 시간은 현실 시간과 연동되고, 날씨와 밤낮 변화도 그대로 반영된다. 기존 포켓몬시리즈 게임처럼 더 강한 포켓몬을 잡거나 포획한 포켓몬을 육성하는 게임이 아니다. 단지 인간과 포켓몬들이 살 만한 세계를 재건하는 게임이다. 앞선 포켓몬 시리즈 세계관에서 또가스와 코산호 같은 일부 포켓몬 사례를 활용하여 이미 기후변화와 생태계 위협을 암시해왔다.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는 산업화의 흔적과 백화된 산호초는 어린이와 대중이 사랑하는 IP 안에 생태 위기의 그림자가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포켓몬 포코피아는 바로 그 암시를 한 단계 더 나아가 보여줬다. 이번에는 기후와 생태계 문제가 배경 장식에 그치지 않고, 게임 실행의 규칙 자체가 됐다. 게이머는 대화, 일기, 편지, 책을 통해 세계가 어떻게 황폐화되었는지 깨달아 나간다. 시든 세계를 복구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포켓몬 포코피아 © 포켓몬 포코피아 공식 웹사이트]게임이 가르쳐주는 공생의 문법이 게임이 흥미로운 이유는 핵심 루프 자체가 환경 관리의 메타포로 읽히기 때문이다. 황폐해진 마을을 복구하고, 포켓몬이 살기 좋은 서식지를 만들수록 더 많은 포켓몬이 찾아온다. 게임 안에는 '환경 레벨'이라는 지표가 있어서, 마을을 정비하고 자연을 회복시키고 포켓몬이 편히 지낼 수 있게 할수록 수치가 올라간다. 그러면 새로운 재료가 제공되고 시설도 열린다. 쉽게 말해 게임에서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수록 세계가 다시 살아나고, 게이머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다.이러한 점에서 포켓몬 포코피아는 기존 포켓몬 게임과는 다른 윤리를 보여준다. 과거의 포켓몬이 포획과 배틀, 그리고 상대보다 강해지는 성장 논리에 가까웠다면, 포켓몬 포코피아는 포켓몬이 함께 살아가기 좋은 터전을 만드는 걸 중점으로 둔다. 예컨대 메타몽은 포켓몬의 기술을 빌려 싸우는 대신, 풀을 자라게 하고 물을 대고 지형을 정리한다. 이상해씨는 메마른 땅에 초목을 더하고, 꼬부기는 초목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렇듯 포켓몬이 가진 '기술'이 파괴나 경쟁의 수단이 아니라 관리와 복구를 위한 도구로 역할을 수행한다. 또 하나 인상적인 대목은 다양성을 다루는 방식이다. 포켓몬들은 각자 원하는 환경이 다르다. 어떤 포켓몬은 건조한 곳을, 어떤 포켓몬은 물가를, 어떤 포켓몬은 더 푸르고 습한 환경을 선호한다. 그래서 게임 사용자는 획일적인 마을을 만드는 대신, 서로 다른 조건이 공존할 수 있는 다층적 서식지를 설계해야 한다. 모든 환경을 똑같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각자의 조건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조율한다. 이 지점에서 포켓몬 포코피아는 생태계의 회복뿐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다양성의 가치를 아주 부드러운 문법으로 그려낸다. [ 포켓몬 포코피아 게임 장면 © Nintendo 공식 유튜브 채널 ]공존을 체득하는 방식을 전하다물론 한계는 분명하다. 포켓몬 포코피아는 기후위기를 직접 고발하는 게임은 아니다. 공식 소개와 핵심 시스템이 강조하는 것은 '탄소, 화석연료, 에너지 전환, 책임 주체'와 같은 현실 정치의 언어가 아니라 '복구, 정원 가꾸기, 서식지 조성, 쾌적도' 같은 회복의 언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원인과 권력, 자본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기보다는 "환경을 가꾸면 생명이 돌아온다"는 직관을 반복해서 학습시키는 힐링형 재건 서사에 가깝다. 하지만 그 점 덕분에 더 넓은 대중에게 닿을 수 있다. 정면 비판 대신 감응과 체험으로 설득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결국 포켓몬 포코피아의 성취는 여기에 있다. 환경 문제를 무겁고 어렵게 전달하기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면 더 많은 생명이 돌아오고, 더 다양한 존재가 함께 살 수 있다. 공동체도 더 풍요로워진다"는 감각을 게임을 통해 익히게 만든다. 포켓몬을 잡아두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이웃으로, 기술을 공격 수단이 아니라 복구의 도구로, 성장을 경쟁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행동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기후와 환경을 다루는 콘텐츠가 반드시 재난의 공포나 죄책감만을 동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렇게 가장 우울한 세계관에서 다정한 회복이라는 상상력이 나올 수도 있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붕괴를 게이미피케이션에 무리 없이 접목한 사례라는 점에서 교육적 잠재력도 크다. 포켓몬 포코피아는 그 점에서 포켓몬의 변신이자, 기후·환경 커뮤니케이션의 영리한 진화라고 할 만하다. by 김원상(기후솔루션 언론 커뮤니케이션 담당)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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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석유]
석유 공급 위기가 바꾸는 풍경들
2026년 3월의 어느 월요일 아침. 서울 강남구에 근무하는 공무원 박모 씨는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 차 번호판 끝자리가 '3'인 그는 이날부터 시행된 공공부문 차량 5부제로 지하철 출근을 해야 했다. 퇴근길에는 집 앞 편의점에서 라면 한 봉지를 집어 들었다. 가격표를 보니 두 달 전보다 400원이 올랐다. '아, 석유!'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라면 포장재도, 그걸 담은 비닐봉지도, 라면을 배달하는 물류트럭까지.. 생각의 끝은 그 곳을 향한다. 호르무즈 해협, 세계 에너지 동맥의 심장부다.세계의 에너지 동맥이 막히다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하루 2천만 배럴이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량이 급감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이란이 해협 통제를 선언하며 시작된 위기는, 지정학적 긴장이 에너지 공급망에 얼마나 즉각적이고 전방위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냉혹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협봉쇄가 통보된 시점부터 원유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고, 이로 인한 물류 병목 현상으로 시장은 경색되었다. 원유가격은 단숨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평시 대비 약 80% 감소했고, 대형 원유 운반선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은 약 3.3배 상승했다고 한다. 우회 항로를 택하면 어떨까. 호르무즈 해협 폐쇄 시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추가 운송 비용은 기존 해상운임 대비 최소 50~80%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의 지갑으로 전가될 것이다.[호르무즈 해협 © gettyimages]일상의 변화: 물가 상승과 차량 5부제 강화이 위기가 한국 소비자의 생활에 닿는 방식은 생각보다 촘촘하고 빠르다. 가장 먼저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주유소 가격표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물류·배달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택배비와 배달비 인상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항공업계 역시 항공유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늘게 되었고, 해운업계는 유조선 운임비용 추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식탁 물가도 심상치 않다. 연료 및 비료 비용 상승으로 커피, 초콜릿, 육류, 수산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기 농산물과 수입 수산물은 특히 운송비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카타르 LNG © 카타르에너지]정부는 중동 상황 관련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3월 25일부터 공공부문에 대한 차량 5부제를 강화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8일부터 원유 관련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재계도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삼성은 국내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차량 10부제를 시행하고, SK그룹은 차량 5부제를 적용하면서 점심시간과 퇴근 이후 전등 소등 의무화, 냉방 26도 이상·난방 18도 이하의 온도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도 화상회의 전환, 점심시간 일괄 소등, 대중교통 이용 권장 등 생활 밀착형 절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배달 용기부터 의료 도구까지 일상에서 석유화학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며 국민의 협조를 촉구했다. [에너지절약 관련 12가지 국민행동_기후에너지환경부 © gettyimages]IEA의 10계명, 그리고 재택근무라는 변수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전쟁으로 장기적인 석유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며 수요 억제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재택근무 확대와 대중교통 이용, 자가용 요일제, 카풀 확대 등 10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10계명 중에서도 재택근무는 가장 강력한 수요 감축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IEA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 종사자들이 주 3일 추가로 재택근무 시 자동차의 석유 소비를 2~6% 줄일 수 있으며, 개인 운전자 기준으로는 평균 약 20%까지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그러나 한국에서 재택근무 확대는 단순한 에너지 절약 이상의 파장을 품고 있다. 차량 5부제가 '운행을 제한'하는 규제라면, 재택근무는 출근 자체를 없애 연료 소비를 원천 차단한다. 동시에 그것이 가져오는 일상의 변화는 훨씬 복합적이다. 재택 전환이 늘어나면 도심 식당과 카페의 점심 수요가 줄고, 대중교통 혼잡은 완화되지만 베이커리·편의점 등 오피스 상권은 타격을 입는다. 통근 연료는 줄지만 가정 내 냉난방·전력 사용은 늘어나는 이른바 '에너지 이전'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 재택근무 권고도 가능할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CJ는 경보 단계 격상 시 재택근무제, 거점 오피스, 유연근무제 등 근무 방식 전반을 조정해 에너지 사용을 줄인다는 계획을 이미 수립해 두었다. 위기 대응 정책이 기업과 정부 간에 속도차를 보이는 대목이다.석유 위기가 던지는 진짜 질문에너지 위기가 올 때마다 한국은 수요 감축, 비축유 확대, 절약 캠페인의 사이클이 반복되는데 이 패턴 자체가 에너지 정책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한국은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어 해협 봉쇄 시 제조업 공급망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같은 처방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여전히 같은 위기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비축유 확대와 공급선 다변화가 당장의 방파제라면, 재생에너지 확충과 에너지 효율 기반의 산업·생활 구조 개편은 반복되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방벽이다. 호르무즈가 막히니 우리 일상도 함께 흔들린다. 이 흔들림이 다음 위기에도 또 반복되지 않으려면, 지금의 불편함을 '일시적 희생'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by Editor L보러가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