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대한 생각을 바꾸자고 하는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 것 자체에 목표를 둔 브랜드는 많지 않다. 톤28은 후자에 해당한다. 인간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희생당하는 동물의 수에 충격 받은 박준수 대표, 천연화장품에 조예가 깊던 정마리아 대표는 우리의 '행동'에 방점을 두고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톤28' 정마리아 대표 © 톤28 공식 인스타그램]초창기 톤28이 주목을 끌었던 건 '용기보다 성분에 더 투자한 비건화장품'이라는 점이었다. 톤28 화장품을 찾는 개인의 피부에 맞춰, 원산지가 투명하게 공개된된 제철의 좋은 원료로 만든 화장품이라는 점이 금세 입소문을 탔다. 좋은 소재의 화장품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진 포장재는 종이를 바탕으로 했다. 화장품은 화려한 용기보다 성분이 중요하다는 건 일견 당연해 보이지만 과잉생산 시대의 경쟁논리 하에 높인 뷰티브랜드에게는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톤28은 철학을 일회성 마케팅이 아닌 지속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며 브랜드의 차별성을 만들었다. 그 차별점이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투명하게 공개 중이다.더 나은 선택을 이끄는 브랜드의 힘톤28 웹사이트에 접속해 미션을 클릭하면 여러자리 수의 숫자들이 눈길을 끈다. 숫자들은 오늘 이 시간까지 톤28이 기여한 생분해 어구 보급 지원액, 우리가 줄인 플라스틱 병 수를 나타낸다. 플로깅 활동을 통해 주운 쓰레기 양, 플로깅에 참여한 톤28지구특공대의 수도 상당하다. 톤28은 초창기부터 브랜드의 초공식몰 판매기금 1%를 생분해 그물 보급에 지원해 왔다. 연간 2억 마리 이상 동물들이 목숨을 앗아가는 폐어망 등의 해양 쓰레기를 덜 만들고, 걷어내는 행동에 집중한 노력의 결과값이다.[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그들의 의미있는 행동 성과 © 톤28 홈페이지]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행동이 중요하다는 철학은 실천으로도 표현한다. 매월 28일을 '톤데이'로 지정하여 톤28의 전 직원이 플로깅 등 환경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지난 5월 톤데이에는 ‘홍대 시티 플로깅’을, 6월 톤데이에는 해양 플로깅을 실행했다. 톤데이에는 톤28이 가진 문제의식의 시작이었던 해양 쓰레기는 물론 홍대와 같은 우리 주변 도심 길거리, 공사장의 쓰레기를 함께 줍는다. 이러한 톤28의 루틴은 기업의 미션을 단순한 선언이 아닌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아웃리거와 톤28이 함께하는 산호초 지킴이 캠페인 ©아웃리거리조트]기업 외부로의 연계도 활발하다. 최근 톤28은 글로벌 리조트 브랜드 '아웃리거(Outrigger Resorts & Hotels)'와 6월 '세계 해양의 달'을 맞아 '산호초 캠페인(reef-safe)'을 진행 중이다. 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지 않는 '산호초 무해 선케어 제품'의 중요성을 알리며 무해한 선크림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의 환경을 위한 선택을 독려한다. 불편함이 바꿀 세상,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도전환경을 위한 선택의 구체적인 결과물이 바로 톤28의 고체뷰티 제품군이다. 톤28은 '고체뷰티'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브랜드로, 샴푸바나 바디워시바 등 플라스틱 패키지 없는 고체 제품을 국내에 대중화시킨 선구자다. 다시마와 검은콩, 참숯 등을 주요 원료로 한 천연 샴푸바는 누적 판매량 160만 개를 돌파했다.[톤28 샴푸바 ©톤28]액체 제품 대비 10배의 성분이 농축되어 있고,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고체제품들은 단순히 친환경적인 것을 넘어 효능 면에서도 우수하다. 비누와 같은 형태의 샴푸바는 액체샴푸와 달리 포장재가 필요 없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다만, 용기를 눌러 양껏 사용할 수 있는 액체뷰티 제품보다 사용법이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브랜드 접근의 장벽이 될 수도 있다. 톤28을 널리 알린 종이포장도 플라스틱 용기보다 불편할 수 있다.박준수 대표는 웹사이트를 통해 '편리함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는 불편함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옵니다'라는 메시지로 톤28이 갈 길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의미 있는 불편함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은 톤28의 성장으로 확인할 수 있다.[친환경 종이패키지를 사용한 톤28의 바를거리 ©톤28]2020년 이후 급성장한 매출, 쟁쟁한 글로벌, 대기업 브랜드들과 대등히 비건화장품 브랜드평판 상위권 안착,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환경 캠페인 협업 등 톤28 성장의 성과는 모두 소비자들이 기꺼이 선택하는 '착한 불편함'의 결과다. 톤28이 추구하는 '행동하는 아름다움'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의 실현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을 넘어 환경을 위해 직접 행동하는 브랜드, 그리고 그 행동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행동하는 내일의 바를거리 '톤28'과 내일을 위한 오늘의 읽을거리 'ESG.ONL'이 함께하는 SNS이벤트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지금 바로 ESG.ONL 인스타그램을 방문해보세요:)>> ESG.ONL 인스타그램 (클릭!)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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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ESG]
행동하는 바를거리 ‘톤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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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고] 이충걸 (전 GQ코리아 편집장)
"움직이는 상자, 그 신경증적 사랑의 기록"
나의 첫 차는 3도어 프라이드 FS. 핏빛의 7년 된 중고차였다. 깨진 후미등 램프를 박스 테이프로 봉했고, 와이퍼 자국이 부채 형상을 그렸고, 차창 틈으로 남의 내장을 들락날락한 담배연기가 쳐들어왔고, 신촌 길에서 시동이 한 번 꺼지긴 했지만 나는 내 차를 사랑했다. 그때 자동차는 확신의 문제였다. 길이 있다고 믿는 마음, 그 길이 항상 이어져 있으리라는 환상, 결코 기름이 바닥나지 않을 거라는 자기기만. 예전에는 다들 속도를 사랑했다. 속도를 포기할 준비도 되지 않았다. 워낙 이동하는 종족으로 훈련받은 데다, 스피드는 존재의 증명이라는 거짓말을 오래 믿었기 때문에. 또 그만한 쾌락도 없었기 때문에. 인간은 그렇게 엔진을 만들고, 연료를 태우고, 도로를 삼켰다. 본질적으론 차를 세워도 지구는 돌고 우리도 가속 중이다. 정지의 감각은 너무 비실용적이라서 차라리 퇴보로 읽힌다. 제로백은 계급, 속도계는 좌표, 연료 게이지는 예금 잔고. 이때, 서울은 허구한 날 막히는 채로 속도의 최전선이 되었고, 도로는 기꺼이 빨리 감기 된 삶의 물리적 확장을 획책했다.아침 도로에서 엔진으로 으르렁대는 사람들은 GPS가 알려주는 목적지보다 그 뒤의 것들, 마모된 타이어의 껍질 안쪽, 라디에이터를 식히는 습기, 방음 처리된 문 사이로 차단된 외침을 되 비춘다. 세상은 두 번 회전한다. 한 번은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따라, 다른 한 번은 윤리라는 이름의 수증기 속에서. 전자의 리듬은 기계적이고, 후자의 회전은 도덕적으로 불규칙하다. 100년 전 디트로이트 공장 바닥에서 발흥한 자동차 문명이 1억 내연기관의 웅성거림으로 행성을 덮고, 백 만의 피드백 회로를 엮으며 자본주의의 심장으로 내달릴 때, 완성차 기업은 1차, 2차, 3차 협력업체로 뻗는 무지막지한 공급망으로 이들을 조립하고 조달한다. (친척이 느닷없이 철학적인 이야기를 꺼내듯 스스로 감정이 요동친다.) 이 구조는 분명 효율적일 텐데, 바퀴 밑이 잘 보이지 않는다. 꼬장꼬장한 시골 훈장처럼 트집 잡자면, 어떤 보고서는 자동차 한 대 만들 때 이산화탄소 6~17톤이 배출된다고 기술한다. 이산화탄소를 얼추 줄인다지만,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 니켈, 코발트의 고밀도 채굴을 전제할 텐데, 어느 나라에서 무슨 방식으로 어떤 경로를 거쳐 공장에 왔는지는 불투명하다. 리튬은 칠레의 염호를 말리고, 코발트는 콩고 아동노동의 그늘 아래 채취되고, 니켈은 우즈베키스탄의 저지대를 파헤친다. 이때 질문 몇 개가 자동차 설계도 구석구석을 채운다. 그 충전소의 전기는 정말 재생 에너지일까? 공급로는 누구의 삶 위에 깔렸을까? 열다섯 살의 화학 시간, 지구본이 굴러다니던 교실에서 다들 선풍기 바람도 없이 시들어 가는데 선생님은 지구가 죽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는 그 때도 죽고 있었고, 지금도 나날이 죽고 있다. 다만 요즘은 죽는 방식이 좀 더 비싸졌다. 재활용, 순환, 탄소 중립, 전기차, 수소차. 이 모든 단어는 친환경이라는 이름의 사치스러운 종교 의식이 되었으니 바야흐로 버튼 하나로 구원받는 그 날이 왔다. 나에겐 얼핏 추상적이고 더러 성냥갑처럼 딱딱한 약어 ESG는 이상한 페로몬 냄새를 풍긴다. 꼭 셰익스피어의 세 마녀가 죄책감과 불균형과 어떤 악몽을 뒤섞어 만든 주문 같달까. 아무튼 ESG라는 신조어가 지금 자동차 산업에서 갖는 존재감은 기름 한 방울만큼 무겁고, 전기 1와트만큼 섬세하다. 그런데 매일 열 두 양동이씩 차가 쏟아지고 도로는 감당할 수도 없는 판국에 ESG는 더러 논쟁을 피하는 우회로로 비친다. 미래를 입에 담기엔 또 너무 기술적이고. 그래서 각주가 더 필요하다. 때맞춰 자동차 회사들이 움직였다. 어떤 회사는 다량으로 리사이클 원단을 쓰고, 다른 회사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또 다른 회사는 내연 기관을 없애겠다고 발표한다. 지구를 위한다는 말만큼 상징인지 체계인지, 진작에 망가진 가치에 대한 사과문인지 잘 모르겠는 채 허기진 슬로건도 없을 것이다. 뭐야? 그러니까 공장에 빛을, 공급망에 눈을, 이사회에 질문을 하겠다는 그런 얘기야? ESG가 질문이 아니라 선언으로 작동하면 불안해진다. 뭔가 황급히 정색하는 것 같달까. 누가 “나는 이제 착하게 살기로 했어”라고 공표할 땐 이미 착한 게 아니라는 기분. 미안하다는 선언은 또 사죄가 아니라 명세서나 리포트, 브로셔로 보이기도 하니까. 아무튼 산업에는 가려진 사실, 감춰진 관계, 구조화된 침묵, 발음하지 않은 것들로 균형을 잡는 측면이 있는 듯싶다. 그것이 새로운 시장 전략이든 윤리의 소비자화든, 공공의 선이라는 강박적 체계화는 그들이 얼마나 불안한지, 동시에 얼마나 미안해 하는 지를 노출한다. 친환경 차라는 명칭도 살짝 의심을 부르지만 덮어놓고 비난하고 싶진 않다. 의심은 효율적인 정화 메커니즘이며, 우리는 비난으로 자기를 정당화하고, 더 나은 축이라고 스스로 설득하니까. 분명한 건, 하이브리드로 세상을 설득한 토요타나, 배터리로 욕망을 조형한 테슬라,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선점한 현대차가 지구를 구하는 독수리 오 형제는 아니겠으나 그들은 적어도 조금이라도 덜 망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엔진음의 쾌감으로 아롱지던 시대가 저물었다. 어떤 엔진이 가장 강한가를 따지는 사람도 안 보인다. 속도의 꿈이 속도의 죄를 묻는 나날이라니. 그러거나 말거나 속도 자체는 죄가 없다. 방향이 문제일 뿐. 내내 디젤 차만 타던 친구는 3년 사이에 전기 차를 두 번 바꾸었다. 처음에는 정부 보조금도 있고, 충전소가 집 가까이 있는 데다, 회사 앞 공영주차장 요금이 절반 할인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두 번째 바꿀 때는 못생긴 후배가 테슬라를 샀다는 시기심이 제일 컸지만, 여하튼 배터리 원산지도 검색했고, 시트도 가죽 말고 섬유를 골랐다. (그러나 충전 행렬이 국회 청문회만큼 늘어날 때, 지구는 살렸으나 시민의 인내심은 죽어났다.)올 여름, 그 친구 차 조수석에 앉았는데 차가 너무 정숙해서 살짝 불안하기도 했다. 차가 조용해질수록, 우리는 덜 존재하니까. 차가 더 많이 생각할수록, 우리는 덜 생각하니까. 어떤 기술은 인간을 손쉽게 배제하고, 편리를 핑계로 인간의 자리를 축소시킬 것이다. 그래도 싫은 건 아니었다. 평화롭다는 것은 어쨌든 중독적인 거라서.오히려 위안이 있었다. 차 안에선 도시의 미세한 숨소리가 들렸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수증기, 자전거 체인 소리, 아이가 우유병을 떨어뜨리는 소리. 문득 졸릴 땐 차가 달리는 건지, 옆길로 새는 건지, 아지랑이 속을 지나는 건지 분간이 안 됐다.“차가 너무 고요해서 내가 사라진 느낌이 들어.”한 마디 하고 나니 내 귀에도 자동차 산업의 딜레마를 설명하는 진짜 괜찮은 은유로 들렸다. 모든 것이 이율배반으로 들끓었다. 엔진은 조용해졌으나 도시는 더 시끄러워졌다. 배기가스를 줄였지만 우리 안의 분노를 끄진 못 했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목적지는 멀었다. 이때는 멈춘다는 말조차 속도의 일부가 되어 가속의 이름으로 둔갑한다. 바로 그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약간의 도덕적 만족까지 얻을 것이다. 나의 프라이드 사랑은 때로 무책임했고, 향수는 종종 무지했다. 그러나 자동차는 처음부터 나에게 기계가 아니라 서사였다. 밤의 항구, 아침의 논밭, 국도변의 전신주. 청춘에 나는 움직이는 상자를 타고 도시 경계 너머를 맛보았다. 이젠 아버지 세대보다 윤리적인 자동차를 타지만, 아버지 세대는 더 윤리적인 태도로 자동차를 대했다. 아버지의 차는 기억이고, 내 차는 사회적 풍향계이며, 아들의 차는, 글쎄,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조언의 기회 같다. 우리는 아이에게 “너는 나처럼 살지 마”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시간에 출근한다. 수소 차에 앉아 환경을 위한다느니 어쩌느니 읊어대는 와중에도 손은 냉방을 최대치로 올린다. 그래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방식으로 도시 한복판을 지날 때 어떤 이성과 기계적 본능 사이에서 문득 질문한다. 움직이면서 동시에 고요할 수 있을까? 탄소를 줄이면서 욕망은 참을 수 있을까? 문제도 다 못 풀었는데 어느 길로 빠져나가야 할까? 나의 약화되고 악화된 시력으로는 운전을 할 수 없지만, 차는 매일 탄다. 금요일 밤 늦게, 고속도로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헤드라이트 행렬을 보면 마음이 춥고도 따뜻해진다. 그것이 기술의 열매인지, 올해의 고독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는 밀리든 잘 빠지든 나를 어딘가로 데려다 주고 있었다.빗방울이 제네시스 GV60의 전면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7월엔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속도를 줄이고 창문을 내리면 보행자일 때는 몰랐던 도시의 다른 얼굴이 보인다. 신호등에 기대선 사람, 굽은 골목으로 사라지는 손수레, 쓰레기 봉투를 고르는 그녀의 손끝, 전기차 충전 케이블 한 줄이 늘어뜨리는 어떤 기다림. 간과된 침묵의 얼굴 위에 너무나 오묘한 비가시적 관계들이 엉켜 있는 것이다.에너지원이 바뀐다고 이동 방식이 바뀔 리 없다. 도로는 아스팔트 경로가 아니라, 세계의 작동 방식에 관한 집합적 환상. 우리는 여전히 어디로 간다. 여전히 고속도로를 달리고, 여전히 차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여전히 블루투스로 음악을 듣는다. 그리하여 언젠가 까만 잉크로 경구 한 줄 쓰고 싶다. 모든 달리는 것을 허하라.by 이충걸(에세이스트, 전 GQ코리아 편집장, 장편소설 ‘너의 얼굴’저자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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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의 현장]
기후프레스크 워크샵, ESG 실천 한 걸음
지난 6월 15일 일요일, 서울 문래동에서 특별한 환경교육 워크숍이 열렸다. 청년환경운동가 모임인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에서 기획 홍보하고, 시민 환경단체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하 환생사)'이 현장 진행한 이번 '기후프레스크(Climate Fresk)' 워크숍은 기후위기를 놀이와 토론으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해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인 ESG 체험학습의 장이었다. ESG오늘은 지난 4월 '지구의 날' 행사에서 소개했던 환생사를 다시 만나 이번 워크숍에 직접 참여하며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의미 있는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기후 프레스크 카드'로 풀어보는 기후위기워크숍은 1988년 이후 현재까지 6차례 보고서를 발간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제 6차 보고서를 기반으로 만든 카드를 활용한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총 42장의 카드를 그룹 별로 배열하며 기후변화 인식을 강화한다. 이 운동은 프랑스의 엔지니어이자 기후·에너지 전환 분야 전문가인 '세드릭 링겐바흐(Cédric Ringenbach)'가 2015년 대학에서 학생들과 함께 IPCC 그래프를 원인과 결과 순으로 배열하는 실습을 하며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2018년 '기후프레스크(La Fresque du Climat) 협회'가 설립됐고, 현재 100여 개국 이상에서 19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글로벌 교육 운동으로 자리잡았다.워크샵 참가자들은 팀을 이뤄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카드를 직접 배치하고, 조정하며 기후위기의 원인과 결과를 시각적으로 이해한다. 카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큰 맥락을 따라 짚어보면 지금 우리가 겪는 기후위기를 만든 이유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기후프레스크 카드 게임 진행 중 열띤 토론 현장 ⓒ ESG.ONL/ESG오늘]기후위기를 둘러싼 인과관계'탄소배출이 늘어나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생태계 파괴와 인류 공멸의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이제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이를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기후위기는 인간활동이라는 최초 원인에서 시작된다. 농업, 산업, 산림파괴 등 다양한 인간활동이 환경문제를 야기했고,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은 추가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했다. 수온은 상승하고, 빙하와 빙상, 해빙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한다. 해수면 상승은 저지대 침수뿐 아니라 물 순환과 교환 시스템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혀 폭염, 가뭄, 산불 등 우리가 직접 겪고 있는 극단적 기상이변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환경문제는 농작물 수확량을 감소시키고, 우리의 건강 위협하고, 동식물의 서식지를 상실시킨다. 연쇄효과로 불평등 심화, 기근, 인구이동, 무력충돌 등 전지구적 문제로 확대된다. 참가자들은 카드를 배열하는 게임을 통해 자신이 이해한 구조를 집단지성의 힘을 더해 설명하고, 질문하며 배움을 쌓아갔다. 흩어져 있던 카드가 제자리를 찾고, 카드 간 연결선을 펜으로 이으며 복잡하게 얽힌 기후위기 구조를 체득하고 나니 워크샵을 마칠 무렵에는 참가한 누군든 기후위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환생사 이동호 대표 ⓒ ESG.ONL/ESG오늘]기후감정 공유와 기후행동 다짐기후 프레스크 워크숍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참가자들이 서로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집단지성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시민환경운동의 필요성과 참여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참가자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을 털어놓으며 같은 고민을 하고, 행동하고 싶어하는 이들과 소통하며 동료애를 느꼈다."라고 소감을 나누기도 했다. 다른 참석자는 "한 명 뒤에는 10명이 있고, 그 열 명 뒤에는 또 다른 열 명이 있기에 나의 행동과 실천 노력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음을 믿는다."라며, 주변에도 이 같은 시민행동 워크숍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5년 평균 기간으로 보면 1.5도는 아직 희망이 있다 ⓒ ESG.ONL/ESG오늘]1.5도 상승 전, 아직 우리에게 남은 기회지구 평균기온 1.5도 마지노선이 2024년에 이미 초과됐다는 뉴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환생사 이동호 대표는 기후프레스크 이론 교육 세션에서 "5년 평균으로 기간을 설정해 확인하면 아직 1.5도를 넘은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WMO(세계기상기구,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와 IPCC 등 국제기구가 기온상승 5년 평균을 바라보는 이유는 자연적 변동성을 제거하고, 인간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본질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 대표는 지금부터라도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변화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기후프레스크는 ESG관계자들에게는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좋은 인사이트,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기후행동에 동참할 수 있는 자극을 준다. 실무로 ESG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기후감정을 나누기는 어려웠던 ESG 관계자들, 환경을 위하는 마음을 가졌지만 어떻게 이 문제를 이해하고 대면할지 고민했던 시민들이 있다면 함께 기후프레스크 워크샵을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긍정적 실천목표를 설정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변화될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을 만나게 될 것이다. by Editor L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