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이하 UNFCCC) 기후변화주간'이 올해 처음으로 우리나라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열린다. UNFCCC 기후변화주간은 매년 11월 열리는 당사국총회(이하 COP)의 공식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국제 환경 행사다. COP에서는 UNFCCC에 가입한 198개국이 모여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결정한다.
연계해 정부는 이번 기후변주간 행사 기간에 '대한민국 녹색대전환 국제주간(이하 GX Week)'을 개최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 정책 방향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GX Week의 의미를 현장에서 담아본다.

[UNFCCC 기후변화주간, GX Week가 열리는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 ESG.ONL]
브라질까지 향한 여수의 의지
기후변화주간이 여수에서 열리기 까지는 사실 긴 준비기간이 있었다. 2025년 9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국단위 공모에서 전라남도 여수가 개최 후보지로 선정됐다. 그리고 같은 해인 작년 11월, 여수시는 브라질에서 열린 COP30 현장까지 직접 대표단을 꾸려 날아갔다. 대표단은 COP30 한국홍보관에서 정책발표회를 열고, 기후변주간 유치를 위한 전략과 대응 방안, 한국의 탄소중립 비전을 설명하며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김영록 전라남도 지사는 사이먼 스티엘(Simon Stiell) UNFCCC 사무총장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하며 유치에 성공했다.
한국이 국제 무대에 선다는 것
여수는 2008년 국내 최초로 기후보호주간을 출범한 이래 2012년 세계박람회에서 해양생태계 보전을 촉구하는 '여수선언'을 발표했다. 2021년에는 도시환경협약 여수정상회의를 통해 전 세계 도시 정상과 탄소중립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20여 년에 걸쳐 쌓아온 기후행동의 이력이 여수를 이 자리까지 이끌었다.
그만큼 오늘 오전 기후변화주간의 시작과 함께 열린 GX Week 개막식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후 아젠다를 설정하는 핵심무대 여수를 만끽할 수 있었다. 개막식에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UNFCCC 사무총장 사이먼 스티엘, 일본 경제산업성 차관 타케히코 마츠오, 주한 EU대사 우고 아스투토를 비롯해 각국의 기후·에너지 부처 장·차관, 국제기구의 고위급 인사, 학계 전문가, 시민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김영록 전라남도 지사 역시 축사와 참석으로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GX Week 선언에 나선 참석자들 © ESG.ONL]
여수에서 모인 세계의 결의
여수 GX Week 개막식과 토론에 참석한 연사들은 화석연료 의존에 따른 위기를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연사들은 AI 시대의 초전력 수요 급증 등 글로벌 에너지 위기상황으로 에너지 전환이 환경 보호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미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발표에서 각국은 구체적인 이행전략의 현재와 속도를 공유했다. 한국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율 20% 확대, 햇빛·바람 소득 전국 확산 등 녹색대전환을 핵심 국정전략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으며, 전라남도는 여수 세계석유단지의 수소 전환과 블루카본 확대로 저탄소 전환의 선도 거점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은 GX2040 비전과 배출권거래제 도입, 10년간 150조 엔 투자로 탈탄소화를 가속하고, EU는 'Fit for 55'로 2030년 온실가스 55% 감축·재생에너지 45% 확대를 법적 의무로 추진하고 있다.

[GX Week 개막식 토론 © ESG.ONL]
이어진 개회식 2부 패널토론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안보를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김상협 GGGI 사무총장, 누라 함라지 유엔기후변화협약 부사무총장, 주한 노르웨이 대사, 볼리비아·베트남 차관 등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정책은 불가분의 관계로 반드시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재생에너지원 다각화를 통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탄소가격제 등 안정적 규제 체계 구축, 민간 투자 유도 방안 등 실질적인 이행 전략이 논의됐으며, 해상풍력·수소 분야에서의 국제 기술협력 확대 필요성도 강조됐다.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야외 행사장 이벤트 부스 © ESG.ONL]
전시장에서 만난 지속가능한 일상
의제가 발표된 엑스포홀 밖 행사장에는 녹색대전환의 메시지를 담은 전시, 체험행사를 진행 중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부스에서는 퀴즈를 통해 재활용 양우산과 폐어망으로 만든 거북이 보틀 오프너를 증정하며 해양 폐기물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수도권 폐기물의 친환경 처리와 자원화를 선도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양말 제조 후 남은 양말목으로 냄비받침 공예를 만드는 체험 행사를 통해 일상 속 자원순환의 가능성을 직접 보여준다.
정부, 공공기관이 즐비한 전시장에서 민간 패션 브랜드로 유독 눈길을 끈 H&M은 최근 지속가능한 패션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혁신 소재 기반의 스텔라 매카트니 컬렉션, 전체 소재의 91%를 재활용·지속가능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H&M의 공급망 관리 정보를 알렸다. 행사 현장의 부스들은 모두 탄소중립이 거창한 정책 목표가 아니라 일상과 산업 전반에서 이미 실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된 의의를 가진다.
여수 GX Week는 오늘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동안 21일 AI 시대 에너지 전략 대화, 23일 기후테크 혁신포럼, 24일 녹색분류체계와 전환금융 글로벌 포럼 등 총 67개 세션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대한민국 녹색대전환(K-GX) 추진전략'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선제적으로 형성하고, 글로벌 기후·에너지 협력 기반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국제 의제 설정의 중심에 선 여수가 이번 한 주를 어떤 결의와 성과로 채울지, 그 과정이 주목된다.
by Editor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