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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인터뷰
[ESG와 지구의 날] 밤하늘이 가장 밝게 빛나는 10분, 지구의 날
2026.04.22

'지구의 날'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 보호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 기념일이다.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는 전 세계 곳곳의 빌딩과 랜드마크 불빛을 10분동안 끄는 소등 행사가 진행된다. 모두가 어둠에 잠긴 그 순간, 밝게 빛나는 밤하늘과 함께 지구는 잠시 휴식을 취한다. 지구가 선사하는 환경의 의미를 떠올리고,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지구의 날에 대해 알아보자.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지구의 날 공식 포스터  © 기후에너지환경부 ]



행동으로 이어진 공감대, 2,000만 명이 거리로 나온 이유

미국에서 원유 유출 사고가 일어났다. 1969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해안에서 유니언 오일 컴퍼니의 해상 시추 시설이 폭발해 약 1,136만 리터의 원유가 유출됐다. 기름으로 뒤덮인 해안선과 죽어가는 해양생물의 모습은 미국 전역에 충격을 큰 안겼고, 환경문제에 직면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당시 미국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Gaylord Anton Nelson)은 환경 문제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환기하고자 1970년 4월 22일을 '지구의 날'이라 선언했다. 그 해에 하버드대학교 학생이던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가 지구의 날 관련 행사를 주도하여 전국적인 확산을 이끌었다. 이 행사에는 약 2,000만 명의 미국 시민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거리와 공원으로 나와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전국적 시위에 나섰다. 이 일을 계기로 1990년부터 지구의 날 행사가 국제적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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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제정을 주도한 게이로드 넬슨(Gaylord Anton Nelson)  © 지구의 날 조직위원회]



다른 나라에서도 환경 관련 입법 논의가 활성화되었다.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선언이 잇따르는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구의 날이 선언된 1970년 미국에서 '청정공기법(Clean Air Act)'이 개정됐고, 1972년에는 '청정수질법(Clean Water Act)' 제정과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설립이 이루어졌다.



불을 끄는 10분, 의식을 켜는 10분

지난 2022년, 국내 환경 전문 미디어 그리니엄이 지구의 날 소등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계산해 봤다. 우선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자료를 참고해 지구의 날 참여 인원을 약 300만 명으로 가정했다.  그리고 참여자 1인을 가구 하나로 가정하고, 각 가구당 조명 4개, 형광등 기준 소비전력을 60W(와트)로 설정하여 추산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10분간의 소등으로 약 12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이 절감된다. 이는 91kW(킬로와트) 규모 태양광 발전소의 연간 발전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환산하면 약 55톤CO₂eq(씨오투이큐)에 달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지구의 날을 맞아 실천하는 작은 행동의 결과는 절대 작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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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지구의날을 맞아 서울n타워 외부조명이 소등한 모습 © 기후에너지환경부 및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과 비교하면 이 숫자는 초라해진다. 2024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인 6억 9,158만 톤CO₂eq에서 10분 소등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0.000008%에 불과하다. 10분 뒤에는 모든 건물의 불빛이 원상복귀되어 영구적인 에너지 감축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실제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과 비교하면 지구의 날 행사가 실제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기관이 지구의 날 행사에 참여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지구의 날 행사는 온실가스 감축량이라는 숫자만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달리거나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이 우리에게 환경 문제를 보다 일상적인 문제로 와닿게 하듯, 지구의 날 행사 역시 일상을 잠시 멈춘 순간에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와 지구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지구의 날에 감수하는 10분간의 어둠과 함께 지금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이 빛과 온기는 무엇과 맞바꾼 것일까 돌아보자. 1년 중 단 10분이라도 그 시간을 통해 우리가 지구에게 어떤 빚을 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일상도 조금씩 바뀔 것이다.


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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