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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인터뷰
[ESG와 지방선거] 6·3지방선거 단체장 임기 4년, 탄소 비용이 매년 오른다
2026.06.01

2026년은 한국 기업의 탄소 비용 구조가 바뀌는 원년이다. 정부가 2025년 11월 1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은 발전 부문 유상할당 비율을 현행 10.0%에서 2026년 15.0%, 2027년 20.0%, 2028년 30.0%, 2029년 40.0%, 2030년 50.0%로 단계적으로 상향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부터 EU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CBAM)도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배출권 유상할당 단계 상향과 CBAM 인증서 의무 구매, 두 압박이 동시에 작동하는 민선 9기 지방정부 임기 동안 지역 재생에너지 인프라 수준이 그 지역 기업의 탄소 비용을 직접 결정하게 된다. 재생에너지 접근성이 높은 지역의 기업은 배출계수를 낮춰 두 규제 모두에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인프라가 미비한 지역의 기업은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도 더 높은 탄소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다.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어떤 단체장이 당선되는지에 따라 해당 지역 기업의 ESG 경쟁력 지형이 바뀌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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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확정 ©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 인스타그램]



CBAM 본격 시행, 철강 밀집 지역의 과제

CBAM은 EU가 2023년 5월 정식 발효한 탄소 관세 제도다. 2025년 12월까지를 전환 기간으로 두고 2026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수입자는 연 1회, 매년 5월 31일까지 직전 해 수입 제품의 총량과 탄소배출량을 신고하고, 배출량만큼의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인증서 가격은 EU 배출권거래제 배출권 가격과 연동되며, 인증서를 미제출하면 탄소배출량 1톤당 최대 140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국의 CBAM 대응 비용 부담은 철강에 집중된다. 2022년 기준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EU CBAM 대상 품목 수출에서 철강이 약 90%를 차지한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와 연관 부품·소재 기업이 밀집한 전남, 경북, 충남 지역 입장에서 CBAM은 수출 경쟁력에 직결되는 지역 경제 문제다. 기업이 EU 수출 시 적용받는 CBAM 인증서 비용을 낮추려면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 그 지역의 재생에너지 접근성이 결정적 변수가 된다.

이재명 정부는 RE100 산단 조성을 국정과제로 지정했다. 재정경제부가 2026년 1월 9일 발표한 '2026년도 경제성장전략'에는 RE100 산단 내 창업기업에 소득·법인세를 10년 간 100% 면제, 이후 5년 간 50% 추가 감면이라는 세제 지원과 함께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한도와 국고 보조비율 상향, 인허가 간소화, 재생에너지 조달비용 인하 방안이 담겼다. 



임기 내내 한 단계씩 올라갈 배출권 비용

제4차 배출권 할당계획의 핵심은 단순한 비율 조정이 아니다. 2025년 10월 28일 공포된 배출권거래법 일부개정안은 탄소누출 우려업종과 지자체, 대중교통, 학교, 의료기관 등 특례업종에 무상할당을 유지하되, 단위 제품을 생산할 때 허용되는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값인 벤치마크(BM) 계수를 2030년까지 상위 20.0% 수준으로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출효율 기준 할당방식의 기준 자체가 매년 높아진다는 의미로, 같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더라도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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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1호 사업이자 RE100 산단 조성과 관계된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 © 전라남도청]



기업이 탄소 비용을 줄이는 실질적 방법은 두 가지다. 배출량 자체를 줄이거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배출계수를 낮추는 것이다. 두 방법 모두 지방정부의 인프라 지원 없이는 속도를 내기 어렵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6년 예산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42.0% 증가한 1조 2,703억 원으로 편성하면서 RE100 산단, 영농형 태양광, 해상풍력 확대 등을 위한 금융지원사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6,480억 원을 배정한 것도 이 맥락이다. 이 예산의 집행 현장은 지역이고, 집행 속도는 지자체의 행정 역량에 달려 있다.



재생에너지 인프라 격차가 지역 기업 경쟁력을 가른다

RE100 산단 입지 선정 경쟁에서 현재 가장 앞서 있는 지역은 전남이다.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하고 태양광, 해상풍력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전남연구원이 2025년 10월 발간한 이슈리포트 '에너지 전환의 자산어보를 쓰다: 전남형 RE100 산업단지 구축을 위한 제언'은 "전남의 재생에너지 생산 역량이 일자리 창출, 정주 여건 개선, 첨단 기업 유치로 연결되도록 경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에너지 공급-계통 안정화-기업 이행-제도·인센티브 지원-성과 관리의 전 주기 지원 체계를 RE100 산단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영암 삼호·삼포지구 RE100 산단 지정과 200만 평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 맥락이다.

반면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미비한 지역의 기업은 RE100 달성 수단이 제한된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4년 기준 약 9.0%로 OECD 평균(31.0%)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정부가 2030년까지 100GW 설비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실제 확대 속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하는 산업단지의 태양광 잠재량은 4.7GW에 달하지만, 실제 설치된 설비는 0.8GW(17.0%)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기업은 EU에 수출할 때 더 높은 CBAM 비용을 부담하고, 국내 배출권 시장에서도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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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투표용지 예시 © 선거관리위원회]



쟁점과 한계: 법적 기반 공백과 보궐선거 변수

문제는 공약 의지와 실제 집행 사이의 간극이다. RE100 산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체장이 독자적으로 RE100 산단 입지를 확정하고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는 어렵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감에서 "RE100 산단의 본격 조성 시점인 2026년 이전에 제도적·기술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날 치러지는 14석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도 이 맥락에서 중요하다. RE100 산단 특별법 5건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인 상황에서, 보궐선거 결과는 특별법 처리 일정과 입법 동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CBAM 인증서를 위한 탄소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 체계 구축도 기업이 독자적으로 담당해야 하지만, 지방정부가 중간지원 역할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의 대응 속도가 달라진다. 단체장 선택과 국회 구성이 동시에 결정되는 6월 3일의 의미가 여기 있다.


민선 9기 임기 4년은 발전 부문 유상할당이 10.0%에서 50.0%로 높아지고, CBAM 인증서 의무가 전면화되며, ESG 공시 법정 전환이 겹치는 구간이다. 세 제도가 동시에 강화되는 이 4년 간 지역 기업의 ESG 경쟁력은 그 지역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단체장의 탄소중립 행정 역량에 더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지역의 기업은 RE100을 이행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잔류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지역의 기업은 탄소 비용이 누적되면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우리가 6월 3일 선택하는 단체장은 4년간의 지역 탄소 정책만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의 ESG 비용 구조를 함께 결정한다. 전환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속도와 무게중심은 여전히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다.


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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