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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인터뷰
[ESG와 러브버그] 이번 여름, 러브버그와 살아가는 법
2026.06.08

모기와 함께 곧 우리를 찾아올 곤충이자 최근 몇 년간 미디어 상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곤충이 있다. 바로 붉은등우단털파리(이하 러브버그)다. 짝짓기하며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날아다니는 이 곤충이 한국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2015년이지만 본격적인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2022년부터다. 당시 러브버그는 서울 은평구, 마포구 등 서부 지역과 경기 고양시의 길거리를 빼곡하게 메우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지금은 경기 최북단인 동두천과 연천에서까지 유충이 발견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특유의 생김새와 엄청난 개체수로 혐오스럽다는 여론이 많지만, 동시에 우리 생태계의 일원이자 익충이기도 하다. 올여름과 앞으로 다가올 여름에 어떻게 러브버그와 함께살아갈 수 있을까? 러브버그가 논란이 된 5년 간 밝혀진 대발생의 원인과 논란, 러브버그와의 공생을 위한 방식을 살펴보자.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 국립생물자원관]



러브버그는 왜 이렇게 많아진 걸까

러브버그는 원래 중국 동남부, 일본 오키나와 등 따뜻한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던 곤충이다. 2022년 이후 우리나라,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 러브버그의 개체수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꼽힌다. 우리의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월동하는 유충들의 생존율이 급증했고, 이상 고온은 유충의 성장을 가속시키며 대량의 성충을 발생시켰다. 아울러 이들의 천적인 새와 개구리, 거미 등의 서식지가 파괴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의 도시는 러브버그가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 열섬 현상으로 도심이 더욱 더워지고, 인공조명은 이들을 유인한다. 

러브버그 자체의 특성도 한몫했다. 이들은 자동차 매연 냄새를 유충의 먹이인 부엽토 냄새로 착각하며, 밝은 색상을 좋아해 도심 건물이나 벽에 달라붙는다. 심지어 최근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러브버그가 도시에 살기 적합한 살충제 저항성과 열 스트레스 적응 유전자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방역이 러브버그의 대발생을 불러왔다는 역설적인 가설도 있다. 신승관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은평구에서 대벌레가 다수 발생했을 당시 이루어진 방역이 러브버그를 불러 온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벌레 방역 과정에서 다른 포식성 곤충이 함께 죽었고, 그 결과 러브버그는 비교적 느린 곤충임에도 다른 곤충에게 먹히지 않은 채 대량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익충 vs 해충, 러브버그를 둘러싼 논란

러브버그 자체만 보면 이들은 분명 익충이다. 낙엽이나 썩은 나무 등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성충은 이슬이나 꽃꿀을 먹으며 꿀벌처럼 식물의 수분을 돕는다. 병원균을 옮기거나 물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실과 관계없이 러브버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이유는 이들이 수천 마리씩 몰려다니며 옷과 방충망에 들러붙고, 사체에서 악취가 나 불쾌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부딪혀 죽은 러브버그의 사체를 방치하면 체액이 산성으로 변해 차량을 부식시키기도 하고, 상가 외벽이나 입구에 붙어 영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서울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으며, 방제 민원이 업무를 마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러브버그를 기존 해충은 아니더라도 '유행성 생활불쾌곤충'이라고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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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대한 조례안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 서울환경연합]



환경단체는 이러한 분류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더라도 불쾌감을 유발하면 어떤 곤충이든 방제할 수 있다'라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분별한 곤충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종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러브버그만을 방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러브버그와의 여름 일주일을 잘 견디는 것이 환경적, 경제적으로도 낫다는 주장도 있다. 무분별한 살충제 살포는 생태계의 교란을 일으키고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박멸 대신 개체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러브버그 방제가 시작되는 2026년

국립산림과학원은 2026년 수도권의 러브버그 주요 발생 기간을 6월 15일부터 29일까지로 예측했으며, 6월 24일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비해 지난 5월 7일 국회에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이 통과되었고, 이후 5월 21일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6년 러브버그 대발생 대응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살수 드론, 휴대용 흡충기, 광원 유인제와 포집기 확충 등 성충 방제 방안도 눈에 띄지만 가장 큰 변화는 따로 있다. 성충을 박멸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유충 단계에서부터 개체수를 제어한다는 점이다. 이때 사용되는 유충 제거용 미생물 제제(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이하 BTI)방식은 이전까지는 모기 유충 제거에 많이 사용되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러브버그와 근연종인 검털파리 유충을 대상으로 한 BTI 실내 검증시험에서 48시간 내 98%가 살충 되었으며 파리목 유충에만 작용하고 다른 동식물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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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미생물제제 살포 작업 현장 찾은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 © 기후에너지환경부]





현장 실험도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해 민원이 폭증했던 인천 계양산에는 물 1t에 방제제 2kg를 섞어 유충이 많이 사는 습한 토양 위주로 분사했고, 은평구 백련산에는 물 1t과 옥수수 낱알에 BTI를 접목해 만든 제제 10kg를 섞어 분사하고 추가 낱알을 뿌렸다. 노원구 수락산과 불암산에서도 관련 실험이 진행 중이다. 한편, 산림청 역시 실내 검증 실험에서 각각 90%와 60%의 살충 효과를 본 곤충 병원성 곰팡이류 방제제, 식물 추출물 방제제를 산에서 시험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위의 방제 방법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학계의 결론이 '안전하다'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른 영향이 확인되니 모니터링하라'는 것으로 수렴한다며,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무분별한 화학적 살충제 방제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때문에 진정한 친환경 방제가 가능한지, 생태계와 공존을 위한 노력에 대해 여전히 많은 연구와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가 계속되면 2070년에는 한반도 전체로 러브버그 서식지가 확산된다는 전망이 있다. 징그럽고 때로는 불쾌하게 여겨지는 러브버그와 어쩌면 우리는 앞으로도 생태계를 함께 이루며 공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 많은 고민과 실험이 필요한 지금이다. 


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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