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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인터뷰
[ESG와 해수면 상승] 해수면 상승, 한국도 이제는
2026.07.10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이제 식상할 지경이다. 그런데 그 위험이 우리 해수면에 당도했다. 최근 36년 간 우리나라 해수면은 11.5cm 상승해왔는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오늘은 전 세계적인 해수면 상승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와 피해, 한국의 해수면 상승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전세계 지역별 평균기온 추세 © 기상청]



지난 10년, 해수면 상승 속도 2배 이상 빨라졌다

지난 6월 8일, UN이 발표한 '제3차 세계해양평가보고서'는 2015년 연간 2mm였던 해수면 상승 속도가 2023년 4.3mm로 2배 이상 빨라졌으며, 북극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녹지 않았던 남극해의 해빙 역시 감소 중이라고 밝혔다. 약 일주일 뒤,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2025년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는 특히 아시아의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준다. 아시아 해수면 높이는 1999년 위성 관측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해양 열용량 역시 1960년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999년부터 2025년의 해수면 상승 범위는 인도양 연안에서 연 4.9mm, 필리핀 동쪽에서 발원하여 일본 남해안을 따라 북상하는쿠로시오 해류 지역에서 연 6mm 이상을 기록했다. 아시아 고산지대의 빙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등 아시아의 온난화 추세는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의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감소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2025년 3월 북극 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 4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현재 많은 빙하가 녹아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NASA는 최근 빙하 감소보다 '해수 열팽창'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물 분자가 활발히 움직여, 바닷물 자체의 부피가 커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편 미국의 비영리 환경 연구 기관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일일 해수면 상승 현상의 약 58%가 인간 활동에 기인했다. 화산 분출, 엘니뇨 같은 자연 요인보다 화석연료를 태워 발생하는 온실가스 같은 인간 활동 때문에 해안 지역의 홍수 발생 가능성이 4배 늘어난 것이다. 



해수면 상승이 불러오는 해외 피해 상황

해수면 상승은 저지대의 홍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태풍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대표적 쌀 재배지로 메콩강 삼각주가 있는 베트남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이 연간 4조 원에 달한다. 건기에 염분이 땅으로 침투해 쌀 재배가 어려워져, 농민들은 다른 생업을 찾고 있다. 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의 사례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나타날 또 다른 미래를 보여준다. 1년 중 밀물과 썰물의 파고 차가 가장 높아지는 '킹타이드(King Tide)'때면, 수시로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대피해야 한다. 바닷물이 넘치면서 지하수가 오염되자, 마을에 생활용수가 부족해졌을 뿐 아니라 농사도 지을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식습관이 바뀌었고, 비만율과 당뇨 발병률이 높아지며 주민의 건강마저 해치고 있다.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국가들은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우선 수도 이전을 준비 중이며, 몰디브도 주민 이주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1,270조 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유럽 역시, 인공 반도와 방파제를 만들거나 인공 차단벽을 건설해 해수면 상승 시 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비할 예정이다. 상습적인 침수 피해를 겪은 미국 뉴저지의 애틀란틱시티는 이미 2016년부터 1,400억 원을 투입해 방파제를 쌓고 해안으로 밀려온 바닷물을 다시 밀어내는 펌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모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추가 개발은 환경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상치 않은 한국의 해수면 상승 속도

해양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2026년 5월 동해의 해면 수온은 평년과 비교했을 때 역대 1위를 기록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해수면은 최근 36년 동안 약 11.5cm 상승했으며, 연평균 상승 범위는 약 3.2mm에 이른다. 국립해양조사원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고탄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해수면이 2050년에는 25cm, 2100년에는 무려 최대 82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되는 상승 폭은 동해가 조금 더 크지만, 저지대가 많은 서해가 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종도는 중심부까지 침수될 수 있으며, 충남 당진, 아산, 서산 및 전북, 전남의 연안 역시 바다 표면보다 낮아질 수 있다. 같은 해 클라이밋 센트럴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심각한 예측을 내놓았다.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2050년 약 40만 명의 거주지가 밀물 때 물에 잠기고,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130만 명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침수 피해는 해안 인접도시를 넘어 내륙 지방인 평택, 익산, 서울의 한강변인 목동과 마곡까지 일어날 수 있다. 해수면 상승 상태에서 태풍이 발생했을 때 하천 범람의 위험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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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기후예측센터가 제공하는 월별 해양기후 분석정보 © 해양기후예측센터]



해수면 상승으로 한국에서도 이미 시작된 기후 재난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곳곳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해수면 상승은 강한 파도를 불러일으키고, 강한 파도는 연안지역을 침식시키며 해안선을 바꾼다. 원래 파도가 가져간 모래는 자연스럽게 해변으로 되돌아오며 순환하지만, 바뀐 파도의 형태 때문에 모래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동해안은 특히 발전소 등의 난개발과 겹쳐 침식 문제가 심각하다. 강원도가 최근 동해안의 연안 침식 지역을 실태 조사했을 때, 101곳 중 66곳이 침식이 우려되거나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전년보다 12곳이 증가한 수치다. 동/서해안의 54개 해변을 조사한 녹색연합은 18개 해변에서 2m 이상 침식 사면이 발생했으며, 배후지가 파랑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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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이 심각한 신안군의 우전해수욕장 © 녹색연합]



해수면 상승은 자연재해와 만났을 때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해진다. 2020년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상륙 당시 동해안의 저지대 상가가 많이 침수했다. 해수면이 높아져 너울성 파도가 육지로 밀려들면서 폭우에 불어난 인근 하천수가 역류했기 때문이다. 2022년 태풍 '힌남노'가 상륙했을 때는 해수면 상승이 하천의 범람을 초래하고 포항의 공업 단지와 주거 지역에 광범위한 침수를 일으켰다. 전북 부안군의 섬 위도는 2023년 기준, 최근 5년 동안 성인 몸통까지 물이 차오를 정도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바닷물이 방파제의 빗물 배출구까지 종종 차오른 탓이다. 이에 많은 섬에서 방파제를 높여 피해를 막고 있지만, 이는 궁극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 진정한 해결책은 오로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보였던 해수면 상승과 피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다. 해수면 상승을 늦추기 위해 탄소 중립을 향한 전 지구적인 노력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은 2024년부터 시행 중인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양수산부가 해수온, 염분, 해수면 높이 등 기후 요소와 기후 예측 정보를 생산하고 분석해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매년 진행되는 연안침식 실태조사를 통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연안 침식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기업과 시민사회 또한 해수면 상승을 먼 나라의 이야기로 두지 않고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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