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on lunchbox
ESG 최신 뉴스
[해외동향] 블랙록, ESG 포기를 선언하다
2023.12.21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을 시작으로 ESG에 모인 관심이  블랙록에 의해 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핑크(Larry Fink)'가 ESG 용어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래리 핑크는 2020년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환경의 지속성을 핵심 목표로 삼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석탄 생산기업을 포함해 환경에 ‘높은 위험’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후 경영인, 법조인, 교수 등 경영 및 투자 전문가들은 ESG는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전 세계가 함께하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세계 다수의 기업들이 ESG 흐름에 동참했고, 국제회계기준(IFRS)까지 움직였다. ESG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를 재무 성과와 같이 표준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편지 한 장으로 세계를 움직인 블랙록의 CEO가 왜 갑자기 ESG 용어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일까? 사실 블랙록 본사가 위치한 미국 내 ESG에 대한 여론이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기업이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도 않고, 로비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미국에서 ESG가 정치적 이슈에 오른 것이다. 


ESG를 반대한 진영은?

공화당이었다. 화석연료를 다루는 기업들은 공화당에 상당한 자금을 제공한다. 미국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기 위해, 혹은 바꾸지 않기 위해 기부금 명목의 로비활동을 할 수 있다. 민주당이라고 로비 자금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의 차이가 크다. 공화당은 미국의 46대 대통령 선거가 열렸던 2020년 화석연료 기업들로부터 6,370만 달러(한화 약 8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받았다. 같은 해 민주당이 화석연료 기업들로부터 받은 로비자금은 1,230만 달러(한화 약 160억원) 정도였다. 



미국 내 석유 및 가스 회사의 정당 대상 로비 지출 현황 (단위백만 달러)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Statistics


ESG에 대한 발표 이후 블랙록과 래리 핑크는 공화당의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되었다. 래리 핑크는 공화당의 공격이 사업에 대한 비판을 넘어 사적인 공격과 협박으로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급기야 과도하게 정치화 돼버린 ESG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ESG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ESG 투자를 멈추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환경과 기업의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앞으로는?

래리 핑크가 ESG를 언급하는 것을 다시 못 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그의 연례서한이 많은 기업들로부터 자성의 목소리를 이끌어 내고, 사회적 책임에 더욱 신경 쓰도록 만든 것은 사실이다. 그 동안 적극적으로 ESG의 가치를 지지하며, 목소리를 모았던 기업들이 앞으로도 그 가치들을 지켜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by Editor N

이 기사를 공유할게요
확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