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기와 소비자들의 인식변화가 지속가능한 패션을 트렌드로 만들고 있다. 빈티지의 인기가 올라가는가 하면, 옷을 아예 사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옷장을 열면 오늘도 입을 옷이 없다는 푸념을 내뱉는 것도 우리다. 만약 당신이 오늘 옷을 또 사기로 결심한다면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만든 무신사 ⓒ MUSINSA]
무신사, 투명한 정보공개로 다지는 신뢰감
MZ세대가 많이 찾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MUSINSA)'는 최근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무신사 플랫폼 내 입점 브랜드는 약 8천 여 개에 이른다. 가이드라인은 각 브랜드가 친환경적으로 위장한 허위 홍보를 하지 않고, 정확하고 투명한 상품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까지 포함해서 2분기 이내에 전체 브랜드가 ‘그린워싱 방지 가이드 라인’을 적용할 것을 목표하고 있다. 그리고 EU로 수출되는 제품에 제품 생산, 판매, 재활용 등 정보를 담는 '디지털제품여권(DPP, Digital product passport)'도 적용하면서 2027년 DPP 의무화에 대비하고 있다. 무신사의 노력은 소비자와 신뢰, 지속가능한 패션 생태계의 구축을 향한다.
[한지로 만든 드레스 ⓒVEGAN TIGER]
비건 패션의 진화를 이끄는 비건타이거
채식하는 호랑이라는 뜻의 '비건타이거(VEGAN TIGER)'는 동물성 소재를 완전히 배제한 비건 패션의 선두 주자로 알려져 있다. 이 브랜드의 털옷이나 가죽옷은 동물로부터 얻은 소재가 아니다. 잔혹함으로부터 자유로운 비건 패션을 지향한다는 비건타이거의 슬로건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는 비건타이거가 패션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비건타이거가 쓰는 소재는 전통 한지나 폐 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폐 페트병으로 만든 재생 폴리에스터 등 친환경 소재다. 과일을 활용한 소재도 있다. 바로 청도산 감 껍질을 이용해서 100% 생분해가 가능한 식물성 레더 소재를 만든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패션쇼에서도 비건 소재 개발의 진정성을 인정 받는 비건타이거는 지속가능한 패션 소재를 위한 혁신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사이클링으로 옷을 만드는 래코드 ⓒ Re;code]
래코드(Re;code), 순환경제의 가능성
코오롱FnC가 런칭한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업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브랜드다. 래코드는 3년 이상 미판매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 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 이 옷들은 해체와 재조합의 과정을 거쳐 다시 생명력을 갖는다. 그리고 다섯 장 이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되기도 한다. 군용 텐트, 군복이 디자이너들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 '밀리터리 컬렉션'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MZ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다. 소재로는 독특하게도 에어백과 카시트 등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들기도 한다.
래코드가 이 브랜드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은 사회적 책임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적 장애인 단체인 '굿윌스토어(Goodwill Store)'와 협업해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친환경 관련 교육 워크숍 등도 진행하며 자원의 순환 그 이상의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의류소비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한다. ESG라는 주제와 자주 언급되는 패션업계, 의류소비와 관련된 문제를 상쇄하고, 소비자들의 소비지향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렇게 트렌드를 넘어 생산, 소비 재활용 등 지속가능한 방향성을 업계에 정착시키고 있는 패션업계는 디지털 전자여권 도입을 통한 제품정보 공개, 그린워싱 방지정책 강화로 지속가능성 실천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