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도시들이 각국 정부보다 빠른 속도로 탄소감축을 달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이하 C40)*'에 속한 주요 도시들의 시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7.5% 감소한 반면, 글로벌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도시 차원의 기후정책이 새로운 돌파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40 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 : 전 세계 40개 대도시들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2005년 켄 리빙스턴(Ken Livingstone) 런던시장의 제안으로 구성한 협의체, 서울시는 2006년 가입
C40 도시 3/4은 자국 정부보다 빠른 감축 성과
미국의 환경전문매체 '그리스트(Grist)'가 7월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C40에 가입한 주요 도시 중 약 3/4 가량이 자국 정부보다 빠른 속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 중이다. 서울은 물론 뉴욕, 런던, 파치, 도쿄 등 C40에 속한 도시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2%를 차지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25%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감축 성과는 글로벌 기후목표 달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욕시는 2015년 대비 배출량을 22% 줄였고, 런던은 같은 기간 35% 감축을 달성했다. 파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10% 감소를 기록했으며, 이는 연간 3% 이상 급격한 감축을 달성했음을 의미한다.
[2022 C40 세계 시장총회 ⓒ Juan Pablo Barrientes/C40 ]
도시들이 국가보다 빠른 성과를 거두는 이유는 정책 실행력의 차이에 있다. 한 나라의 행정부 차원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도시의 정치는 국가 단위보다 규모가 작다. 따라서 도시는 상대적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후 실행을 도모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도시들이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대중교통 확대, 재생에너지 전환 등 즉각적인 효과를 목표하는 정책들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시는 대형 건물의 탄소 배출량 상한선을 법으로 정해 강제하고, 런던은 신축 건물에 대한 제로카본 기준을 도입해 규제했다. 교통 부문에서도 혁신적 접근이 가능한데, 파리는 2024년 하계 올림픽을 계기로 자전거 도로를 대폭 확장했고, 로스앤젤레스는 전기버스 도입을 가속화했다. 이런 정책들은 시민들의 일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가시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역시 C40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감축성과는 아직 선도 도시들에 비해 미흡한 상황이다. 건물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전환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크다. 최근 서울시가 목표로 두고 있는 '2050 탄소중립 도시 달성'의 실행이 관건이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 인천, 대구 등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도 각자의 특성에 맞는 탄소감축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부산시의 '그린뉴딜 정책', 인천시의 'RE100', 대구시의 '스마트ㆍ그린시티 프로젝트' 등이 C40 선도 도시들의 성과를 벤치마킹해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시 간 협력이 만드는 새로운 기후 거버넌스
국가 간 기후협상이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도시들이 기후행동을 가속화 할수록 C40 도시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정책 이니셔티브는 검증된 모범사례로서 다른 도시들의 정책 수립에 직접적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친환경 건물 기준, 순환경제 정책, 저탄소 교통시스템 등 국경을 넘어 도시들이 공유하는 주요 사례들이 늘고 있다. C40 네트워크를 통한 국제협력과 경험 공유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질적인 탄소감축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적극적으로 만들고, 나눠야 할 시점이다.
[국가보다 빠른 도시, 글로벌 도시들의 탄소감축 리더십 ⓒ ESG.ONL/ESG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