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찾아온 습지의 날. 매년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다. 1971년 2월 2일 이란 람사르에서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 통칭 '람사르 협약'이 체결된 것을 기념해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세계 기념일로 지정됐다.
숲 보다 빨리 사라지는 습지
람사르 협약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환경 분야 최초의 정부 간 협약이다. 습지는 전 지구 육지 면적의 6%에 불과하지만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탄소의 30%를 저장하고, 홍수 조절과 수질 정화 등의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유지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람사르 협약이 발표한 '세계 습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렇게 중요한 습지가 전 지구적 개발 압박으로 '숲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미 1700년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 습지의 85% 이상이 소실됐으며, 특히 1970년에서 2015년 사이에 35%의 습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소실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내륙습지 © 일간투데이]
한국의 습지가 특별한 이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람사르 협약에 가입한 101번째 국가다. 1997년 람사르 협약에 가입, 같은 해에 우리나라의 유일한 고층습원인 '대암산 용늪'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다.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26개소의 습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21년 7월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며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2021년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념 © 국가유산청]
전 세계의 람사르 습지가 약 2,500개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26개의 습지는 별 것 아니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은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갯벌에는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2,169종의 해양 동식물이 살아가며, IUCN 적색목록(IUCN Red List,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 목록/동물 종의 보존 상태 목록)에 포함되는 27종의 물새(넓적부리도요새, 저어새, 황새, 재두루미 등)가 서식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의 중간 기착지로서 철새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는 중국 황해-보하이만 철새 보호구, 독일·네덜란드·덴마크의 와덴해와 연결되는 국제적 습지 네트워크의 일부다. 최고 수준의 생물다양성, 도시화와 산업화의 강한 압력이 존재하는 국가임에도 적극적으로 습지 보전을 위해 관심을 유지한다는 지점이 우리나라 습지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생태적·경제적 가치로 늘어나는 국제공인 습지
이러한 습지의 생태적 가치에 더해 경제적 가치도 확인해 보자. 습지는 홍수 조절 기능을 통해 자연재해를 완화하고, 수질 정화 기능으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관광자원, 생태교육의 장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순천만과 우포늪 같은 습지는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창녕 우포늪은 2024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25~2026 한국 관광 100선에 포함되어 생태관광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창녕군 우포늪 © 연합뉴스]
습지의 가치에 기반해 습지를 국제기구에 등재하는 활동도 꾸준히 확대 중이다. 현재 국내에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도시는 총 9곳 (창녕, 인제, 제주, 순천, 서귀포, 고창, 서천, 김해, 문경)이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2025년 12월 장록습지의 람사르 습지 지정을 위해 기후환경부에 람사르 정보양식(RIS, 람사르습지 등록을 위해 습지의 생태적 가치와 보호 필요성을 국제 기준에 맞춰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공식 문건)을 제출할 계획을 밝혔다. 지정 여부는 올해 상반기에 결정된다. 2025년 국가유산청은 충남 서산과 전남 여수·무안·고흥 갯벌과 관련해 '한국의 갯벌 2단계'(Getbol, Korean Tidal Flats(PhaseⅡ)) 세계유산 확대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
습지는 우리 일상과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습지가 만드는 깨끗한 물과 조절된 기후의 혜택은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에도 누리고 있다. 2025년부터 광주 장록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이 추진되고 있으며, 여수·무안·고흥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확대 등재되기를 기대해 본다. 더불어 습지 보전 정책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