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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동향] 코스피 상승의 이면, 자연 자본 손실
2026.03.10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이차전지와 같은 대형주들이었다. 연일 코스피 지수가 화제에 오르고, 우리는 반도체 업계와 같은 대형주들의 사업환경과 성과를 논하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일처럼 잘 언급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그 성과의 기반이 되는 전력과 물, 토지, 광물 등의 생태계 사용량이다. 



금융 자본의 실질적 기반이 되는 자연 자본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는 많은 에너지와 광물이 소요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전기차 확대에 따라 리튬 수요가 2040년까지 최대 40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 확대는 기후 전환의 핵심 전략이지만 동시에 광물 채굴과 수자원 사용 확대라는 생태 부담을 동반한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 즉 이차전지는 칠레의 리튬 염호(소금 호수),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 콩고의 코발트 채굴과 연결된다. 염호에서는 리튬 추출을 위해 매일 수천 톤의 염수가 증발하며, 니켈 광산에서는 채굴 확대로 인해 열대림 훼손과 생태계 단절 문제, 중금속 오염, 아동 노동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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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리튬 염호 © THE NET-ZERO CIRCLE]



반도체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대형 반도체 단지는 하루 10만 톤 이상의 공업용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 확대는 에너지 수요 급증 현상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기업 가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노동 윤리 문제와 생태계 훼손의 장기적 비용 부담은 미래 사회의 몫이 되고, 당장의 이익은 기업의 실적으로 기록된다.

특히 한국 증시는 시가 총액 상위 종목이 반도체, 이차전지, 정유, 화학 등 자원 집약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자연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막대한 전력과 원자재, 수자원이 소비됨을 전제로 한다. 코스피 지수의 상승은 곧 자연 자원 사용 구조의 확대를 의미하기에 금융 성과와 생태 자원의 소비는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자연 자본이 재무 변수가 되는 시대

이처럼 자연 파괴는 윤리적 논쟁을 넘어 금융 리스크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금융감독기관 네트워크(NGFS)에서 2023년 발행한 보고서 '자연 관련 금융 리스크: 중앙은행 및 감독기관의 행동을 안내하는 개념적 프레임워크(Nature-related Financial Risks: a Conceptual Framework to Guide Action by Central Banks and Supervisors)'에 따르면 원가 상승, 공급망 교란 등의 자연 관련 위험이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과 정책 방향이 드러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3년 발행한 보고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s Report)'에서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를 향후 10년 내 가장 심각한 글로벌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했다. 또한, 2020년 발행한 보고서 '자연 리스크의 부상(Nature Risk Rising)'에서는 세계 GDP의 55%, 약 44조 달러 규모의 경제가 자연과 생태계 서비스에 (상중하의 의존도 중) 중간 이상으로 강하게 의존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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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개발 연구 실험 'Project Natick'.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설치해 냉각 비용과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고자 했다. © Microsoft]



유럽과 미국에서는 자연 관련 재무 정보 공시(TNFD)가 확산되고 있다. 2023년 최종 권고안 발표 이후 3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를 지지하거나 채택했다. 이들은 기업이 자연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으며, 자연 훼손이 재무 리스크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분석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 공시 기준을 만드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체계와도 연결된다. ISSB는 2023년 기후 공시 기준(IFRS S2)을 발표하며 ESG 공시를 재무 보고 체계 안으로 편입했다. 유럽연합은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자사, 자회사, 협력사(공급망)의 인권 및 환경 관련 부정적 영향을 직접 식별, 예방, 완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EU 법률)을 통해 인권과 환경 리스트에 대한 기업 책임을 제도화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2028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코스피 상승은 분명 경제 성장의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연 훼손이라는 비용으로 얻은 결과물이라면 미래의 자산을 앞당겨 소비한 것과 다르지 않다. 자원 사용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비용이 사업 예산에 반영되고, 기업 의사 결정 과정에 생태계 리스크가 반영될 때 안정적인 성장을 논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코스피 기록을 축하하는 한 편, 그 숫자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물인지 물을 수 있어야 겠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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