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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동향] 축제 현장, 슬램 뒤에 남은 것들
2026.06.25

뜨거운 여름 잔디밭,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선채로 하나가 된다. 밀고 밀리고, 뛰고 부딪히는 축제 현장의 '슬램(Slam)'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원초적인 연대가 벌어지는 순간이다. 그 열기 가득한 현장 이면에는 즐거움과 함께 또 다른것이 함께 쌓여간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대중음악 공연 티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9,817억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봄부터 가을까지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대규모 축제들이 연이어 찾아올 예정이다. 하지만 매년 커지는 축제의 규모와 함께 반복되는 쓰레기 문제 또한 수면 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축제가 끝난 뒤 재미만 남은 건 아니었다

평균 하루 5,000명의 관객이 찾는 행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행사에서 100리터 종량제 봉투 150개 분량의 쓰레기가 배출된다. 수만 명이 찾는 대규모 축제의 경우 배출량을 가늠하기 어렵다. 축제 현장의 폐기물은 대부분 현장에서 사용된 현수막과 종이 입장권, 일회용 컵과 음식 포장재 등에서 발생한다. 2025년 7월 열린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친환경 축제를 목표로 다회용기 총 2만 4천 개를 준비했지만, 그 수는 10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다회용기와 일회용기를 함께 비치하고도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부스가 많았으며, 중앙 무대 인근에서 다회용기를 갖춘 부스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치맥페스티벌이 끝나고 이틀이 지난 후에도 축제장 곳곳에 일회용처럼 버려진 다회용기를 비롯한 쓰레기가 속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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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구 치맥페스티벌 현장 © 대구 치맥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환경을 위해 달라지는 축제 현장

그렇다고 축제 현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다회용기 제공 스타트업 트래쉬버스터즈(Trash Busters)는 축제 및 행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축제 현장에서 관객이 식사 후 전용 반납 부스에 다회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안양에 위치한 트래쉬버스터즈 전문 세척 센터 TSWC에서는 하루 14만개의 다회용 컵이 세척되고 있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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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현장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레쉬버스터즈(Trash Busters) © 트레쉬버스터즈 공식 인스타그램]



2025년 5월 열린 수원연극축제에서는 일회용품 없는 행사장을 만드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친환경 스타트업 잇그린은 수원시와 협력하여 수원연극축제 현장 곳곳에 다회용기 반납함을 비치하고, 관객에게 직접 용기 반납 방식을 안내했다. 덕분에 축제 기간동안 다회용품 회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었다. 



축제 일회용품 규제를 둘러싼 한국과 해외의 온도차  

해외는 축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와 관련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연간 300만 명이 방문하는 대형 음악 축제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정부 정책으로 전면 금지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축제 및 행사 현장은 일회용품 규제의 사각지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7월부터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을 발표하여 시행중이다. 그러나 해당 지침 내용은 공공기관의 회의나 행사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표현에 그치고 있어, 사실상 강제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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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줄이기 실전지침 ©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여름, 수십만 명의 관객들이 다양한 축제 현장을 찾는다. 축제가 끝난 뒤, 모두에게 즐거웠던 기억만 남기 위해 관객의 선의만큼이나 필요한 것이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주최 측의 시스템 설계와 정책적인 뒷받침이다. 좋은 축제를 만드는 일은 무대 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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