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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인도의 기록적 폭염이 무너뜨리는 것
2026.07.01

최근 여름 더위가 예년같지 않다는 한국보다 빠르게, 인도는 이미 4월부터 극한의 열기 속에 갇혀 있다. 인도에서는 통상 5~6월이 매우 심한 더위가 지속되는 혹서기로 여겨진다. 그런데 올해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4월부터 최고기온이 45도를 웃도는 조기 폭염이 인도에 찾아왔다. 인도 라자스탄주에서는 최고 기온이 48.3도까지 치솟았고, 델리와 라크나우 등 주요 도시들도 밤낮없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야간 기온까지 크게 올라 사실상 더위를 피할 시간이 사라졌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 4월 27일 기준, 전 세계 최고 기온을 기록한 도시 상위 50곳이 모두 인도 내륙에 위치했다는 사실은 통계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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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인도 지역 폭염 © 인도 기상청(India Meteorological Department) 공식 페이스북]



인도는 왜 이렇게 더울까

이번 폭염은 단일 요인이 아닌 여러 기상현상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해 동쪽으로 이동하며 인도에 비를 내리는 폭풍인 서부 교란(Western Disturbance)도 올해 들어 약화되고, 발생빈도가 줄었다. 인도 갠지스 평원과 동인도 지역 상공은 고기압이 정체된 열돔현상(Heat Dome)으로 뜨거운 공기가 갇힌 상태다. 

여기에 이상기후도 인도의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원인이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1961년 이후 인도의 폭염 빈도는 10년마다 0.1일씩 증가해 왔으며, 야간 평균기온 역시 10년마다 약 0.21도씩 상승하고 있다. 도시는 빽빽히 들어선 건물과 제한된 녹지, 높은 차량 배출가스로 인해 열을 더 오래 품고 있어 야간 기온상승을 더욱 가속화한다. 

밤의 더위는 신체가 회복할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낮의 더위보다 더 위험하다. 또한, 올해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면 인도 강수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계절풍 몬순을 약화시켜 소규모 수확과 강화된 물 배급, 정전 등 농업과 경제에 복합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생존을 위협하는 더위

폭염의 위험성은 기온 수치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2026년 인도의 폭염은 습도 급증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인도의 평균 상대습도는 2015~2019년 67.1%에서 2020~2024년 71.2%로 상승했으며, 도시 가운데 델리는 8%포인트라는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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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유럽,동남아시아 폭염 당시 대기 온도 © NASA]



기온과 습도를 동시에 반영하는 지표인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가 섭씨 35도에 근접할 경우, 인체는 땀 증발을 통한 체온 조절 기능을 잃어 생명을 위협받는다. 기후 분석가 브루누 브레젠스키(Bruno Bresinski)는 "인도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55도에 육박하고, 습구온도가 인간 생존 한계에 가까운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며 폭염의 심각성을 전했다. 에어컨만이 열과 습기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지만, 인도의 대다수 가정에는 에어컨이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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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폭염 대피 목적으로 제공되는 의료 시설 © Children’s Environment Health Collaborative]



폭염으로 인한 기후와 경제의 악순환

선풍기나 에어컨과 같은 더위를 이겨내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폭염을 심화시키는 구조도 눈에 띈다. 인도 전력의 70% 이상은 여전히 석탄화력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S&P 글로벌 에너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4월, 인도의 석탄 화력발전량은 평균 164.9GW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결국 폭염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상승하고, 이는 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여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통해 다시 폭염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악순환이 중장기적으로 인도 경제 성장의 구조적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폭염으로 농업과 건설 분야에서 2,470억 시간에 달하는 노동 시간이 손실되었으며, 이로 인해 인도는 약 1,940억 달러(약 26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해당 규모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4.5%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극한의 여름이 일시적 충격이 아닌 반복적으로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2년, 2024년, 2025년까지 인도의 여름은 해마다 '전례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러나 이번 2026년 인도의 여름은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이 기록이 앞으로도 계속 갱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폭염으로 인한 기후와 경제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인도의 여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매년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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