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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인류는 화석연료와 정말 이별할 수 있을까?
2024.01.15

화석연료가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질타를 받은 지는 이미 오래다. 심지어 미국의 석유산업계는 화석연료의 탄소배출이 글로벌 기후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스탠포드 대학이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1968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50년이 훌쩍 지난 세월 동안 인류와 화석연료는 쉽게 이별을 고할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서로의 관계에 엮인 것이 너무 많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 송배전, 유통 인프라가 이미 다수의 국가에 촘촘히 구축되어 있다. 게다가 세계경제는 틈만 나면 불황으로 돌아서 화석연료의 낮은 발전단가라는 치명적인 유혹에 흔들린다. 


화석연료의 지속적인 사용이 내포한 위험을 알면서도 관성을 이기기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이 관성을 이기려면 그보다 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의사결정을 해도 여러 가지 이유로 회귀할 수도 있다. 원자력이 그랬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 ‘글로벌 퇴출’에 가까운 사지에 몰렸던 원자력이 기후위기 이슈로 오히려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에너지의 이름으로 돌아왔다.

작년 말 화석연료를 사지에 내몰기 위해 글로벌 리더들이 아랍에미리트에 모였다. 28번째로 열린 지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목적 중 하나는 ‘화석연료의 퇴출’에 대한 공동선언문 발표였다. 화석연료 퇴출을 위해 세계 6위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산유국에서 모였다는 점이 모순돼 보였다. 하지만 유의미할 수도 있었다. 퇴출 선언을 했다면.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COP28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단체사진 ⓒCOP28UAE]


COP28 공동선언문에서 화석연료의 '퇴출(Phase out)'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화석연료로부터 전환(Transitioning away)'이라는 순화된 표현으로 대체됐다.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당사국총회의 공동선언문은 만장일치로 결정돼야 하는데 산유국들의 반대가 거셌다. 아프리카와 같은 저개발국들도 반대 입장을 표했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당사국총회가 처음 열린 이래 '화석연료'가 공동선언문에 최초로 언급된 것 자체에 의미를 둘 수도 있다. 하지만 1968년 석유산업계가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알게 된 후 첫 당사국총회가 열리기까지 30년이란 세월이 걸렸고, 이후 화석연료가 공동선언문에 이름을 올리는데 또 다른 30년이 걸렸다. 앞으로 30년 후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2050년은 이미 지난 시점이다.


당사국총회는 1995년 이후 매년 열려왔다. 하지만 석유, 석탄 사용량 역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더 큰 문제는 기술이 발전하며 채굴가능한 화석연료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값싸고, 따뜻한 화석연료에게 한동안 이별을 고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by Edito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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