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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세계경제포럼, 기후위기를 이겨내는 경제협력
2024.01.18

매년 1월, 전 세계에서 정부와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한다. 2024년 세계경제포럼은 1월 19일까지 4일 간 개최되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 지구적 과제의 해결법을 논의한다. 올해의 주제는 '신뢰를 다시 쌓는 법(Rebuilding Trus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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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원회 의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왼쪽)이 허위정보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모습. ©WEF]


세계경제포럼에서 이어지는 '위기극복' 노력
지난 해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다중위기(Polycrisis)를 극복하는 방법’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경제침체와 인플레이션, 환경문제 등 해결해야 할 위기가 산적해 있었다. 올해도 포럼에서는 글로벌 규모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2023년을 관통했던 다중위기가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심각한 기후위기로 이어졌기 때문. 올해 세계경제포럼은 이 상황을 '영원할 것 같은 위기(Permacrisis)'라고 칭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단기전략과 장기적인 계획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올해 세계경제포럼이 제시한 주요 안건은 크게 ① 분열된 세계 속 안보와 협력 끌어내기, ② 성장곡선과 새 시대를 위한 직업 만들기, ③ 경제와 사회를 이끄는 AI주목하기, ④ 기후-자연-에너지를 위한 전략 구상하기 네 가지다. 이 중 4번에 해당하는 세계경제포럼이 운영 중인 '자연기후센터'를 살펴보자.


회의 이후의 실행, '자연기후센터'로 보는 센터의 역할
세계경제포럼은 1년에 한 번, 단 5일 간 열리는데 포럼에서 논의한 협업전략은 어떻게 실행되는 것일까? 포럼에서 결정된 사항의 실행을 각국 정부와 기업에게만 맡긴다면 글로벌 규모의 경제협력은 말로 그치고, 협력관계는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종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까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1월 연례회의를 열고, 이후에는 센터를 운영하여 회의에서 논의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셈이다.

포럼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리더들이 모여 안건을 논의한다면, 센터에서는 공공과 민간영역이 힘을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만든다. 세계경제포럼은 포럼 논의사항과 관련된 10개의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중 자연기후센터(Centre for Nature and Climate)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자연자원을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책임감있게 땅과 바다를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음식, 물, 원료 등 우리에게 중요한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다.
* 10개의 센터는 다음과 같다 : 첨단제조 및 공급망센터(Centre for Advanced Manufacturing and Supply Chains), 사이버보안 센터(Centre for Cybersecurity), 에너지 소재 센터(Centre for Energy and Materials), 금융 및 화폐 센터(Center for Financial and Monetary Systems), 보건의료센터(Centre for Health and Healthcare), 지역/통상/지정학 센터(Centre for Regions, Trade and Geopolitics), 4차산업혁명센터(Centre for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신경제사회센터(Centre for the New Economy and Society), 도시변화센터(Centre for Urban Transformation), 자연기후센터(Centre for Nature and Climate)

자연기후센터는 가장 먼저 세 가지 해결목표를 정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산업을 탈탄소화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체계적인 전환을 준비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원을 관리하기로 했다. 목표에 따라 각 목표를 실행할 핵심 이니셔티브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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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의 자연기후센터 웹페이지 ©WEF]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자연기후센터의 이니셔티브는 '퍼스트 무버 연합(First Movers Coalition)'이다. 한국어로 풀어서 설명하면 세상을 선도하고 앞장서는 기업들의 연합이라는 뜻이다. 센터의 첫 번째 목표인 산업 탈탄소화를 담당한 이니셔티브인 만큼  퍼스트 무버 연합에 소속된 기업들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출범 당시 35개 기업이 참여한 퍼스트 무버 연합은, 2년 만에 95개 기업 규모의 대형 이니셔티브로 자리 잡았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현재 소속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도 2030년에는 2,900만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환산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합에 합류한 한국기업도 있다. '한화오션'이 그 기업으로 애플,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 모터스와 같은 익숙한 이름의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국기업 중 최초로 퍼스트 무버 연합에 가입하여 이번 세계경제포럼에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연사로 참여하기도 한다.

자연 보호 카테고리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이니셔티브는 '1t.org'다. 2030년까지 1조 그루의 나무(1 trillion trees)를 보호하고, 복원하고,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의 이니셔티브다. 나무와 숲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기후위기를 막는 중요한 자원이다. 1t.org는 모두가 참여하는 ‘숲 살리기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고, 각 지역의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맺도록 돕는다. 기업들이 경영활동 중 환경을 고려할 수 있도록 환경적 기업가정신(eco-preneurship)을 키우는 데도 노력을 쏟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65개국의 85개 기업이 숲 보존과 복구를 위해  1t.org에 투자해 80억 그루 나무를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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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해변에서 걸러낸 해양 오염 쓰레기 ©WEF]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해양 플라스틱 오염 수준도 관리가 필요한 중요 문제다. 매년 전 세계의 해양에 1,1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흘러들고 있으며, 2050년에는 바닷속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자원관리를 위한 이니셔티브 중 하나로 '글로벌 플라스틱 액션 파트너십'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에 출범해 플라스틱을 사고-쓰고-버리는 구조를 끊어내고, 순환하는 자원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한다. 현재 400개가 넘는 기구가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고, 13개 국가가 플라스틱 액션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매년 68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는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해양 오염 플라스틱 양을 70%까지 줄이기로 했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75% 감소를 약속했고, 가나는 해양 오염 플라스틱 양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모두가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가는 길
세계경제포럼은 '모두가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각 센터와 파트너십을 맺은 정부와 기업에 '실제로 적용되는 영향력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돌아오는 불이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관계자들은 목표를 공유하고, 매년 달성률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전 세계에 걸친 거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국가와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을 만들어내는 세계경제포럼이 올해 제시할 협력 방향도 기대해 보자.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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