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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남태평양 미군기지를 습격한 정체는
2024.02.01

마셜제도 로이-나무르 섬 미군기지에 집채만 한 파도가 덮쳤다. 마셜제도는 1,156개의 섬과 24개의 환초(산호섬)로 이루어진 남태평양 지역의 공화국이다. 말 그대로 거대한 파도가 섬 안쪽까지 밀고 들어온 것이다. 다행히 심각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 육군은 시설 및 주거지 피해복구에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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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제도 로이-나무르 섬 © U.S. Army Garrison-Kwajalein Atoll]


파도의 위력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이번 사고 현장의 긴박함, 피해의 심각성은 전 세계에 빠르게 전파됐다. 영상이 시작하자마자 첫 번째 파도가 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더니 곧이어 두 번째 파도가 들어와 순식간에 사람들 허리춤까지 물이 찬다. 단 두 번의 파도에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정전이 된 듯 건물 안 조명이 모두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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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안으로 쏟아지는 물길 @worldmaverik(마셜제도 현지 스쿠버다이빙 강사)]
* 클릭시 영상으로 이동 



이례적으로 높았던 파도, 그 원인은 로그 웨이브

이번 파도는 쓰나미라 불리는 지진해일이 아닌 로그 웨이브(Rogue Wave)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로그 웨이브는 평범한 파도들 사이에서 갑자기 수십 미터 높이에 달하는 파도가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아직 로그 웨이브가 발생하는 이유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지 않다. 선박들이 갑자기 영문 없이 실종되는 경우 이 로그 웨이브가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과 가설들만 존재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때문에 로그 웨이브가 입히는 피해 수준이 더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기후변화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마셜제도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이 최소 6m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그러면 마셜제도의 대부분 지역 역시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다. 마셜제도의 평균 고도는 고작 2m, 가장 높은 산도 해발 10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0년 간 그린란드 빙하가 녹는 속도는 5배나 빨라졌다. 주한 마셜제도 대사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진국의 탄소배출저감 노력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로그 웨이브의 피해는 미국의 군사기지에 피해가 집중된 것처럼 보이지만 섬에는 당연하게도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함께 피해를 입었다. 미국은 하나의 군사기지에 피해를 입은 정도이나 마셜제도는 국민들의 생활 터전이 피해를 입었다.


바다 가까이 터를 잡아온 인류

해수면 상승문제는 섬나라에게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0%가 해안으로부터 100km 이내 거리에 살고 있다. 네이처지에 게재된 호주 멜버른 대학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2100년까지 전 세계 GDP의 최대 20%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심각성 때문에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기업들이 해수면 상승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S&P는 자체 분석모델을 통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연안지역 홍수 발생 빈도를 예측하고 있는데, 해수면 상승은 해안 지역 뿐 아니라 상류인 강의 흐름에 따라 내륙지역 깊숙이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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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의 미국 마이애미 지역 2090년대 해안 홍수 예측도(210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2배 증가 시나리오) © 2023 S&P Global]



영토를 넓히는데 집중해오던 인류의 영토가 좁아질 위기다. 전 세계가기후변화로 피해를 겪고 있지만 마셜제도와 같은 지역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역시 많은 취약 지역을 안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와 센텀시티 일대가 물에 잠기는 시나리오를 발표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도 정부, 지자체, 기업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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