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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4분 만에 품절된 텀블러 '스탠리 퀜처'의 친환경 콘셉트 논란
2024.02.13

지금 미국 1020 사이에서는 인기 보온병 브랜드 '스탠리(Stanley)'의 스테인리스 텀블러 '스탠리 퀜처 H2.0'이 엄청난 인기다. 미국의 MZ세대는 스탠리 퀜처를 색상 별로 모으고, 꾸미고, 자랑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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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만에 품절된 스타벅스 콜라보 에디션 스탠리 퀜처 ©TikTok]


미국소재 마트 '타깃'에서만 판매했던 스타벅스 콜라보 스탠리 퀜처는 1인 2개로 구매 수량을 제한했음에도 4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품절됐다.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스타벅스와 협업했다는 이유로 이베이에서는 본래 가격의 5~6배에 달하는 300달러에 재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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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콜라보 에디션 재판매가 ©Ebay]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스탠리컵이라고 불리는 스탠리 퀜처는 ‘개성있는 자신만의 감성을 드러내는 패션’을 의미하는 ‘에스테틱(aesthetic)’ 상품으로 분류된다. 미국의 청소년들은 외출할 때 옷차림에 맞는 색상의 스탠리 퀜처를 고르며, 텀블러에 각종 액세서리를 달아 자신의 SNS에 자랑한다. 미국 10대들에게 인기 많은 팝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GQ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틱톡의 영향을 받아 스탠리를 사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 10대의 관심을 사로잡은 스탠리 퀜처 시리즈는 수많은 한정판을 공개하며 빠른 속도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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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기점으로 스탠리 베스트셀러가 바뀌었다. ©CNBC]



스텐리 퀜처 시리즈는 2020년 '테렌스 라일리' 신임대표가 선임되면서 거대한 트렌드로 자리 잡는다. 테렌스 라일리 대표는 크록스에서 다양한 브랜드들과 콜라보를 연결해 전 세계적으로 크록스 붐을 일으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CNBC에 따르면 테렌스 라일리 대표는 '더 바이 가이드(The Buy Guide)'라는 이름의 상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성 고객그룹이 퀜처 시리즈를 추천한 콘텐츠를 발견하고 더 바이 가이드 에디터들이 원하는 파스텔 톤의 퀜처 시리즈를 생산했다고 한다. 이후, 퀜처 시리즈는 새로운 색상을 공개할 때마다 가파르게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며 연이어 색상별 매진 표시를 내걸었다. 화려한 색상을 입은 텀블러는 이내 테렌스 레일리가 대표로 선임된 2020년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탠리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인식되던 ‘초록색 스탠리 컵’의 매출도 따라잡았다. 지난해 12월 스탠리 퀜처 텀블러는 1,000만 개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퀜처 붐이 일어나기 전, 스탠리는 건설 노동자와 등산객 등 남성을 대상으로 강력한 보온 기능을 강조하는 40달러 미만의 합리적 가격의 텀블러를 판매하는 브랜드였다. 그러나 지금의 스탠리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친환경 콘셉트를 입은 화려한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친환경 상품 소비 트렌드는 우리가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친환경 상품에 대한 우려도 알고 있다. 에코백을 예로 들어보자. 대표적 친환경 상품으로 꼽히던 에코백은 친환경 다회용 상품임에도 실제로 환경에 도움이 될 만큼 충분한 사용 횟수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실제로 환경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우려의 대상이 되었다. 스테인리스 텀블러 역시 생산과정에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지적과 충분한 재사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뉴욕타임즈는 스테인리스 물병은 생산과정 중 플라스틱 물병 대비 약 7배의 화석연료가 필요하고, 14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수백 배 더 많은 금속자원을 필요로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캐나다 '수명주기 평가 및 지속가능전환연구소(CIRAIG)'는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최소 220회를 재사용해야 사람에게 해롭지 않은 수준의 지구환경을 유지하는 효과를 낸다’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스탠리 측은 이러한 우려를 무시하지 않고, 2025년까지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의 최소 50%와 포장재의 100%를 재활용 재료로 만들 것을 웹사이트에서 약속하고 있다. 미국 IT 전문지 와이어드는 '스탠리 퀜처의 유행은 친환경 상품이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으니, 다음 이정표는 대량 소비 트렌드가 반드시 폐기물 증가와 과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짚었다. 스탠리의 친환경 대량소비 유행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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