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동향]
'피지컬:아시아'에서 빛난 몽골팀, 그 이면의 한국 노동현장
2025.12.10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아시아'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전작 '피지컬100'의 인기에 힘입어 새로이 제작된 피지컬:아시아는 10월 28일 첫 공개 이후 3주 연속 글로벌 톱10에 진입하며, 11월 10일부터 16일까지 250만 시청 수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몽골,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8개국이 국기를 걸고 펼친 국가 대항전이라는 점에서 참가국은 물론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피지컬:아시아 몽골팀 ⓒ 넷플릭스]국민영웅으로 등극한 팀 몽골우승은 한국이 차지했다. 그렇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한국 만큼이나 뜨거운 반응을 얻은 팀이 있었다. 바로 몽골팀이었다. 몽골팀은 몽골의 전통씨름 '부흐' 챔피언 어르헹바야르 바야르사이항을 주축으로 겸손하고 우직한 태도와 뛰어난 전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몽골 차히야 엘벡도르지 전 대통령이 응원에 나섰고, 몽골 언론들은 몽골 팀의 활약을 중계했다. 몽골 시청자들은 SNS에 대형 스크린 단체 시청 인증 사진을 올리며 열띤 응원을 보냈고, 프로그램 종영 후 몽골팀 참가자들은 국민 영웅으로 등극해 칭기즈칸 탄신일 등 기념행사에 초청받기도 했다. 친바트 운드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피지컬:아시아를 "아들과 함께 매주 시청하는 프로그램"으로 “몽골의 명예을 높일 뿐 아니라 관광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가적 관심사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우리와 가까운 몽골,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현재몽골은 우리와 언어적, 문화적으로 친근한 국가다. 몽고반점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고, 생김새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모가 비슷하다. 1990년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2011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거쳐 2021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수교 당시 271만 달러였던 무역액은 2024년 5.7억 달러로 200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한국기업들은 몽골의 풍부한 광물 자원에 주목하며 광업, 도소매업, 건설업 등에 진출했고, 몽골에서는 약 5만 명의 몽골 국민이 한국에 일자리를 찾아 이주했다. 이 중 몽골인 취업자는 약 1.1만 명으로 몽골인들은 제조업, 농업, 건설업 등에서 일하며 한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홈플러스 자체 브랜드 상품이 진열된 몽골의 '오르길' 매장 ⓒ 홈플러스]피지컬:아시아로 한국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몽골팀, 그러나 한국에서 일하는 몽골인들, 특히 노동자들의 환경에는 명암이 공존한다. 2024년 기준 한국 체류 외국인은 약 260만 명으로, 이 중 취업노동자는 100만 명에 이른다. 적지 않은 숫자이나 이들이 직면한 노동 조건은 열악한 경우가 많다. 임금체불, 최저임금 미만 저임금, 장시간 노동, 산업재해 등이 대표적인 문제다. 특히 몽골 노동자 관련해서는 산업재해 문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2025년 4월 서울 아파트 공사현장 추락사, 11월 강원도 폐기물 재활용 업체 추락사 등 열악한 환경에서 비롯한 비극적인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주거환경과 건강보험도 문제다. 취업 노동자 중 약 65%가 사업주 제공 숙소에 거주하지만, 이 중 40%는 불법 가건물이나 임시 숙소다. 농어업 이주노동자의 70%는 불법 건축물에서 생활하며 일상적인 사고의 위협을 안고 일한다. 건강보험 가입률도 60%에 불과해 만약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약하다. [국내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근로자의 모습 ⓒ gettyimages]피지컬: 아시아에서 우리가 본 몽골팀의 끈기, 뛰어난 체력은 그들이 한국의 노동현장에서도 발휘하는 덕목이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그램 속 그들에게는 열렬히 박수를 보내면서도, 일상에서 만나는 이주노동자들의 문제에는 무심하게, 때로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대하고 있지는 않을까. 피지컬:아시아 속 그들의 멋진 모습에 보낸 환호가 몽골 이주노동자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다면 우리와 공존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