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영화 '변호인'은 1,000만 관객을 넘겼고,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국내서 시청률이 20% 가까이 치솟았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극으로서의 재판이 매력적인 이유는 단순히 장르적 재미 때문만은 아니다. 법정 분쟁은 사회적 정의와 제도적 모순, 약자의 권리 보호라는 주제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서사이자, 판결을 통해 갈등이 극적으로 해소되는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담아내기 때문이다. 법정에서의 서사를 극의 소재로 삼은 콘텐츠의 역사는 멀리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그리스 비극에서 신들이 주재하는 재판이나 성경에 전해지는 솔로몬의 재판은 인간 사회가 법과 정의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첫 장면들이었다. 이 전통은 1930~40년대 초기 할리우드 시대로 이어지며 법정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강력한 호소력을 가진 무대로 자리 잡았다.한국에서는 1980년대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사법권 독립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적법절차와 법정주의가 생활 속에 안착하기 시작했다. 소송이 시민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소재가 되자 영화와 드라마는 법정 장면을 극적 긴장의 클라이맥스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변호사와 판사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본격적인 법정물이 인기를 끌었고, 시대를 지나며 법정물은 하나의 장르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장르가 됐다.'우영우'를 보고 크게 감동하고 영감을 받았다. 시즌 2가 확정되고 제작에 돌입한다는 뉴스를 보고, 메인 작가에게 기후소송을 다뤄달라는 제안 이메일을 썼다. 우리가 법정 드라마를 보며 감동을 받는 것도 결국은 정의와 권리를 향한 싸움 때문인데, 지금 현실에서 그 무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건은 바로 기후소송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정 개인의 잘잘못을 넘어 세대와 사회 전체, 더 나아가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법정 위에 올리는 일, 이것만큼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아쉽게도 이때는 답을 받아보지 못했다.[기후 헌법소원 천 공개변론 공동 기자회견 현장 ⓒ 기후솔루션]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이행과 모두의 지속가능함을 담은 요구는 소송의 형태로도 선명하게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여러 재판부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생명, 자유, 재산권을 침해했다거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문화적 권리나 주거권 침해라는 전례나 판례가 없는 소송을 마주하고 있다. 기후문제는 법의 전통적 틀로 다루기엔 낯설 거나 방대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도전이 녹아있기에 대다수의 기후소송은 각국 사법부는 물론 미디어에서도 중대하게 다뤄진다.한국에서도 상징적인 기후소송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충분하지 않아 미래세대를 비롯한 시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청소년과 다양한 시민들이 청구인이 되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헌법소원이 있었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수준이 일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한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역사적인 기후소송의 이정표로 평가받았다.지난 8월에도 사회적 관심이 모인 기후 소송이 나타났다. 사과, 벼, 감귤, 복숭아, 딸기 등을 재배하는 전국의 농업인 6명이 한국전력공사와 5개 발전 자회사를 상대로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국내에서 농업 분야의 기후 피해에 대해 온실가스 최다 배출 기업집단의 법적 책임을 직접 묻는 첫 민사소송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앞으로 다배출 기업, 즉 기후위기에 실제로 기여한 당사자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피해 보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광화문에서 열린 농업인 기후피해 손배소송 기자회견 ⓒ 기후솔루션]기후소송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한 개인이나 기업의 잘못을 가리는 데 있지 않다. 형태는 달라도 기후소송은 모두 한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지금 우리가 어떤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기후위기 대응의 미흡함과 다배출 기업의 책임, 미래 세대의 권리 문제는 모두 지금 우리가 어떤 사회로 나아갈지를 묻는 질문이다. 복잡한 이해관계, 장기적인 시간 축, 그리고 사회 전체의 운명을 건 판결이라는 점에서, 기후소송은 그 자체로 장르적 긴장감과 감동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서사다.최근 JTBC 드라마 '에스콰이어'가 시청자들의 큰 호응 속에 종영했다. 매 회차 사건의 밑바탕에는 넓은 의미의 '사랑'이 있었다. 김재홍 피디는 이 드라마를 두고 "법을 다루지만 결국은 사람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사실 기후소송도 다르지 않다. 기후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는 농민과 어민, 미래를 걱정하는 청소년들의 행동 역시 결국은 사람과 삶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오늘의 갈등과 내일의 희망이 법정이라는 무대에서 교차한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울림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번에는 제작진에 기후소송을 다뤄달라고 졸라볼 생각이다. 대학시절부터 이어진 오래된 인연을 무기로 삼는다면 조금 다른 결과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by 김원상(기후솔루션 언론 커뮤니케이션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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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정 드라마에 기후소송이 올라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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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보고서 읽기]
하나의 ESG가 모두의 가치가 되는 방법
제조업은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유해물질 발생을 저감시키거나, 공급망 차원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환경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어떻게 ESG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걸까? 오늘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꿈꾸는 하나금융그룹의 지속가능보고서를 살펴보자. [하나금융그룹 지속가능보고서 ⓒ 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하나금융그룹]BIG STEP FOR TOMORROW하나금융그룹은 'BIG STEP FOR TOMORROW'라는 ESG 비전 아래 3개의 중장기 전략, 9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선정해 이행하고 있다. 각 세부목표는 UN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7개 중 10개의 목표를 따르고 있다.[UN 지속가능발전목표출처 ⓒ UN SDGs ]먼저 E(Environment, 환경) 분야에서 하나금융그룹은 저탄소 경제체제 이행촉진을 중장기 전략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탈석탄 선언에 따른 석탄 P/F(Project Financing, 미래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방식)를 제한하고, ESG 채권 발행을 확대함과 동시에 녹색 금융 및 ESG 테마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하나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녹색 및 지속가능 부문에 ESG 채권·여신·투자를 종합해 총 60조 원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탄소배출의 집약도가 높은 산업은 투자처에서 배제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고탄소 배출업종의 사업체가 투자 유치를 위해 탄소저감 설비를 도입하거나 탄소배출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하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더불어 하나금융그룹의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0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2030년까지는 2020년 대비 42% 감축, 2040년에는 75% 감축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해당 목표는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실천할 방침이다. 고객과 사회에 기여하는 금융하나금융그룹의 S(Social, 사회) 분야 중장기 전략은 '금융을 통한 사회적 기여'다. 하나금융그룹은 상생협력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 두 가지 접근으로 사회적 기여를 실천하고 있다. 상생협력 활동은 공통 프로그램과 자율 프로그램으로 나뉘는데, 공통 프로그램은 2023년 12월 금융위원회의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 마련 TF를 통해 결정된 은행권 공통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이 대표적이다. 이는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종료 후 높아진 금리부담을 일정수준 경감시키는 방안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에게 이자환급을 진행한다. 하나금융그룹은 공통 프로그램으로 총 1,944억 원을 지원했으며,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율 프로그램으로 1,479원을 추가로 지원, 총 3,473억 원의 지원을 실천했다. 더불어 메세나(Mecenat, 민간 부문의 예술 후원 활동), 지역사회·공익 지원 활동, 서민금융 활동 등 사회공헌 활동에 2,945억 원을 지원하여 2024년 한해 하나금융그룹이 만든 사회적 기여의 규모는 6,418억 원에 이른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그룹의 비전을 실천하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가치 창출 프로그램으로 '하나 파워 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청년 인턴십과 창업을 지원하는 챌린지 프로그램,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케어 프로그램, 스포츠와 예술 후원 등 삶을 풍부하게 하는 영역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하나금융그룹의 ESG 프로젝트 '하나 파워 온' ⓒ 하나금융그룹]이중 하나 파워 온 챌린지 프로그램은 하나금융그룹의 대표 사회가치 창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는 청년들의 창업 역량을 높이는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 사회혁신기업과 장애인, 경력보유여성, 청년 구직자를 연결하는 ‘'혁신기업 인턴십',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 그리고 중장년 경력 인재의 지속적인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세컨드 라이프'로 나뉜다. 사회적기업, 청년, 중장년 등 사회 각층과 사회에 진출한 전 연령을 아우르는 하나 파워 온 챌린지 프로그램은 매년 수천 명의 참여 인원과 실질적 성과를 거둔 참여자를 배출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과 더불어 사회적 가치창출 활동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ESG 금융의 가치를 높이는 프로세스ESG의 마지막 분야인 G(Governance, 거버넌스) 분야의 중장기 전략은 투명성·책임경영 기반의 의사결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여신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경과 사회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정책(ESRM, Environmental and Social Risk Management Framework)을 운영하고 있다. ESRM은 기업 금융, 투자 및 자문 서비스, 프로젝트 금융 및 유가증권 발행 기관의 잠재적인 환경·사회 리스크를 하나금융그룹의 정책과 산업 정책을 기준으로 식별·평가·관리하는 기준이다. 하나금융그룹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기준에 K-텍소노미(K-Taxonomy,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적용하여 체계를 강화하는 노력도 더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은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의 ESG 금융서비스 ⓒ 하나은행 기업뱅킹]더불어 하나금융그룹은 ESG 경영에 필요한 여러 절차를 지원해 다른 기업에 건강한 ESG 경영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기업 ESG 라운지에서는 ESG 경영이 기업의 투자 유치 및 규제와 직결되는 만큼, 금융기업이 직접 ESG 경영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프로그램, 기업 ESG 교육 등 ESG 경영에 필요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의 ESG 전환과 확장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그룹은 노인을 위한 이동 점포 운영, 급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경기도 아동급식카드 지원, 청각장애 및 난청 고객을 위한 글상담 전용 태블릿 도입,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보안카드 도입 등 하나금융그룹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회 각층의 고객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 생활은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사용하는 서비스이기에 하나금융그룹은 손님, 직원, 사업주 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행복한 금융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의 활동을 지속하는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 되기 위해 노력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하나금융그룹의 지속가능 보고서를 살펴보자. by Editor L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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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예방의 날과 ESG]
함께 살아가기 위해 손을 잡는 사람들
인구 10만 명당 27.3명. 2023년 한 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수치다. 2010년 이후 감소 추세이기는 하나, OECD 평균보다 두 배가량 높다. 최근 응급실을 찾은 자해-자살 환자의 비율이 10년 새 3.6배나 증가했으며, 특히 10~20대에서 급증했다는 통계가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2025년 9월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 제정된 지 22년째 되는 날이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높고,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 간 분명 많은 지점이 바뀌었다. 우리 사회는 자살과 자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지역 사회, 민간 기관이 협력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또한, 여성, 청소년, 성소수자 개별 특성에 따른 자살 예방 안전망 수립 및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2025년,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사례를 살펴본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의 한국인 자살률 그래프ⓒ통계청 지표누리] 이웃의 삶, 지역 사회가 지킨다자살 고위험군에게 도움의 손길이 제대로 닿기 위해서는 이웃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함께하는 '생명존중안심마을' 사업은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낸다. 동네 병원, 학원, 슈퍼마켓, 파출소 등 다양한 기관이 자살 위험 신호가 보이는 사람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 기관에 연계한다. 이 사업은 24년 기준 전국 56개 시군구에서 시행 중으로 그 수는 늘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는 올해 4월 화곡1동과 화곡8동을 '생명존중안심마을'로 선정했다. 모두 1인 가구 비율이 높고, 구내 대표적인 주택 밀집 지역이다. 자살 다빈도 장소 순찰을 강화하고, 지역 내 약국의 위험 약물 판매를 모니터링하며, 생명 존중 캠페인과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선정에 주효했다. 특히 강서구는 지난 2021년 60세 이상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가양4단지아파트'를 '생명사랑 안심아파트'로 지정해 성공적으로 자살 예방 사업을 이끈 바 있어 더욱 기대를 더하고 있다.['생명존중안심마을'로 지정된 화곡 8동 외 ⓒ강서구청]인천광역시 역시 유사한 '생명지킴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자살예방 우수지자체'로 선정된 인천에는 '분야별 생명지킴이' 2,632명이 활동 중이다. 2017년 전국 최초로 운영한 '생명사랑택시’ 기사들은 승객의 마음을 경청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전문 기관에 연계해 자살 예방에 큰 역할을 했다. 인천시는 이를 시작으로 '생명사랑약국’, '생명사랑병원’, '생명사랑학원’, ‘생병사랑숙박업소’ 등 여러 직업과 공간을 연결해 ‘분야별 생명지킴이’ 사업을 확장했다. 학원 원장이 수강생의 자해 흔적을 발견해 부모와 함께 치료를 돕거나, 약사가 손님의 우울과 불면 호소를 경청하고, 위로하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로 연결하는 등 많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특히 생명지킴이들의 지속적인 교육과 전문 지원 연계 체계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2024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마음건강 지원 사업 역시 기관이 입주민의 이웃으로 역할 하여 위기 입주민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전국 1,160개 임대주택 단지의 '마음건강위원회'는 관리소장, 복지 담당 공무원, 정신복지센터, 보건소 등 공공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어, 정신 건강 위험 입주민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이들은 한 해동안 우울증과 저장강박으로 고통받는 입주민 1,128명을 도왔다. 한 예로, 증평군의 한 임대아파트는 관리비 연체 및 연락이 두절된 세대를 방문해 저장 강박으로 위기를 겪는 주민을 발견하고 지원했다. 지역사회의 봉사자들 20명이 함께 쓰레기를 치우고, 기관이 금전적인 지원을 더해 다양한 형태의 이웃이 위기 주민의 희망찬 삶을 위해 돕고 있기도 하다. 특색있는 기업-기관이 알리는 생명 존중의 메시지2022년 보건복지부와 틱톡,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가 맺은 MOU는 자살예방을 위한 민관협력의 좋은 예다. 한국 최초의 전화 상담 기관인 생명의전화와, 10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보건복지부의 탄탄한 지원을 받아 '10대를 위한 생명 존중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저 '자살 예방 틱톡 챌린지'를 위한 MOU가 아닐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세 기관은 힘을 합쳐 5개월 동안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생명사랑 나를케어'는 8시간 동안 진행되는 후기 청소년 대상 교육으로. 청소년이 직접 결과물을 만들며 심리, 정서적 기능을 강화했다. 23년 9월까지 중학생 대상의 집단 교육프로그램 'LaLa'에는 9,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했다. 사업 후에도 틱톡과 생명의전화는 계속해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생명의전화와 KBS가 공동 주최하는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틱톡이 후원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생명의전화는 '틱톡 코리아 크리에이터 서밋 2025'에 참여해 틱톡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디지털 미디어 내 정신건강 문제와 해결 방향성을 제시하고, 위기 상황 시 이용가능한 자원 리스트를 안내했다.[CGV에 설치된 '온기우편함' ⓒ CJ뉴스룸] 고민 편지를 넣으면, 자원봉사자인 '온기우체부'가 손편지로 답장을 해주는 비영리 활동, '온기우편함' 사업을 하는 사단법인 '온기'는 CGV와 2021년부터 업무 협약을 맺었다. CGV 21곳에 위치해 사회의 심리적 안전망 구축을 꾀하고, 일상적 공간에서 우울감을 완화해 정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돕는다. 이렇게 전해진 고민 편지는 2023년 한 해 6천 통이 넘는다. 사단법인 온기는 기업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추모공원의 우편함은 상실의 아픔이 있는 이들을 위로해 그 의미가 크다. 극심한 우울증을 토로하는 편지가 도착하는 경우, 심리 상담 전문 자원봉사자들이 1차로 답장을 쓰고, 각 지역에 있는 정신 건강 센터와 연결한다. 기업, 기관과 사단법인이 협력해, 마음의 위로를 주고 받는 행위를 넘어, 구체적인 자살 예방 방안까지 만들어 가고 있다.단순히 '생명이 소중하다'고 외치는 것을 넘어, 2025년 자살예방의 날에 들리는 목소리는 더욱 구체적이고 다정하다. 지역사회가 서로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당사자에게 꼭 맞춘 자살 예방 교육을 하기도 하며, 다양한 캠페인으로 자연스럽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모두 손을 잡아야 할 때다.by Editor L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