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평가기준]
의무화 직전 알아보는 국내외 ESG 평가기준
12월을 맞아 기업의 ESG 성적표가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ESG 우수 기업은 올해의 ESG성과를 홍보했고,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은 기업은 그 이유가 언론과 시장에서 분석되고 있다. ESG는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다. 그렇다면 ESG 평가는 무엇이며, 평가사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ESG 평가가 무엇인지, 그리고 국내외 ESG 평가사와 각각 평가 기준의 차이, K-ESG 가이드라인을 통한 포괄적인 ESG 평가 요소에 대해서도 알아보자.[2025년 한국ESG기준원(KCGS)우수기업 시상식 ⓒ 한국ESG기준원]ESG 평가란 무엇인가이제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 ESG를 활용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 21년도 조사에 따르면 60%가 넘는 소비자들이 소비에 ESG 활동을 고려한다고 응답했으며, 무디스를 포함한 몇몇 글로벌 신용평가사 역시 ESG를 신용등급에 반영한다. ESG 평가를 잘 받는 게 중요하겠지만, 공통의 평가 기준이랄 것은 없다. 현재 전 세계 600개 이상의 평가사가 서로 상이한 ESG의 정의와 프로세스를 가지고 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외 관계없이 평가사별로 ESG평가 등급 차이가 큰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ESG 공시는 우리나라 기준 2026년 이후부터 의무화될 예정으로 이렇게 공통의 기준을 두고 평가하게 된다면 앞으로 조금 더 정확한 평가와 비교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기업들의 ESG평가 등급은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가 함께 만든 ESG포털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ESG포털 사이트 모바일 화면 ⓒ ESG 포털]ESG평가, 어디에서 받아야 할까ESG평가 기관들은 평가 항목의 정의, 측정 방법, 각 항목의 가중치를 모두 다르게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전기차 업체에 대해서 A평가기관은 전기차 운용 시의 공해물질 배출에 초점을 맞추지만, B기관은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의 공해물질 배출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이렇게 평가 점수가 달라지는 것이다.만약, 국내기업이 국내 평가사에게 평가받는다면 해외 평가사 대비 비재무정보를 바탕으로 정성적인 ESG 평가가 가능하다. 영문 지속가능보고서가 없는 기업도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또한, 재벌 오너리스크 등 국내에 특화된 ESG 리스크도 평가 범주에 포괄할 수도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ESG포털에서 점수를 제공하는 평가기관 KCGS,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등 기관이 평가하는 큰 틀은 비슷하다. 평가 자료로는 기업 공시, 사업 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 홈페이지 공개 자료를 사용하고, 뉴스 기사 등 미디어를 활용하기도 한다. E, S, G 각 영역을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점수를 매기고, 위험 요소가 있는 경우 감점하며, 산업별로 특성을 반영해 각 항목 점수에 가중치를 둔다. 평가 결과는 7개 등급로 표기되는데, 서스틴베스트의 경우 AA가, 나머지 두 기관은 S가 최고 등급이다.[ⓒ 서스틴베스트]평가사 별 특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KCGS는 한국거래소 등 자본시장 유관기관이 참여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기업이 현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평가 목적이다. ESG 중 G 영역을 ‘일반상장사 지배구조’와, ‘금융사 지배구조’로 나눠 평가하며, 평가 우수기업을 시상하기도 한다. 서스틴베스트는 평가 목적이 투자에 있다. 투자자가 ESG요소까지 고려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 역시 확인하는데, 이는 ESG 측면에서 논란이 될 만한 사안을 모니터링해 점수를 차감하는 ‘컨트로버시 평가’와,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기업 집단에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리스크로 G 영역 점수를 차감하는 ‘대규모기업집단 평가’에 반영된다. 한편 한국ESG연구소는 21년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출범한 상대적 신생 기관이다. 산업별 가중치를 연간으로 정교화하는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대평가를 적용해 평가 등급을 산정한다. [ⓒ 한국ESG기준원KCGS]해외 평가사에서 평가를 받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점수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평가기준 MSCI는 공개 정보 기반으로 평가하며, 산업별로 재무적 중요성이 높은 이슈를 선정하고 가중치를 부여한다. ESG위험에 대한 회사의 회복력도 측정하도록 설계되었다. S&P는 기업 공시 등 공개된 자료에 글로벌 기업 지속가능성평가 점수를 반영한다. 이 지속가능성평가는 회사가 직접 답변할 수 있는 산업별 설문이 포함된다. S&P는 등급 대신 0점부터 100점까지 점수를 매겨 결과를 낸다. 이외에 서스테이애널리틱스, 레피니티브 등이 대표적인 해외 평가기관이다. [ⓒ MSCI]ESG평가 항목 : K-ESG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이렇게 ESG평가 방식이 각기 다르다 보니 기업은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ESG 대응방향을 수립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지원센터에서는 ‘K-ESG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데, 이는 국내외 주요 ESG평가지표 및 공시 기준의 핵심사항을 분석한 자료로 평가사 간 공통의 평가 기준을 알아보기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K-ESG_가이드라인_v2.0.표지 ⓒ 지속가능경영지원센터]가이드라인은 E, S, G에 정보공시 영역인 P까지 추가되어 있다. 우선 환경(E)은 총 25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환경경영 목표를 수립했는지, 자원(에너지, 용수)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온실가스와 폐기물, 오염물질은 얼마나 배출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환경법과 규제 위반 사항은 없는지, 친환경 인증 제품은 얼마나 있는지도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 거버넌스를 비롯한 기후변화대응 방식과,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까지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개년 간 재사용 용수 비율이 감소했다면 0점, 증가했다면 100점을 적용하고, 환경법 규제가 있었던 경우 점수를 차감한다. 사회(S)는 총 22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여기에는 신규채용, 정규직 비율, 결사의 자유 보장을 확인하는 노동 영역, 여성 구성원 비율과 장애인 고용률을 평가하는 다양성과 양성평등 영역 등이 있다. 평가기준은 기업이 얼마나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임직원이 봉사에 참여하는지, 산업재해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도 꼼꼼히 파악한다. 인권 정책 수립 여부와 사회적 기여에 따른 성과관리 지표가 있는지, 조직 평균 급여액 대비 여성(또는 남성)의 1인 평균 급여액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두 사회(S)영역을 평가하는 지표이다. 최근 화제가 된 ‘개인정보 침해’ 영역에서는 침해 사항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점수를 차감한다. 지배구조(G)는 총 17개 문항이 있다. 이사회 구성 및 이사회 활동, 주주권리 등을 평가한다. 사외 이사는 몇 명이나 있는지, 이사회 구성원 평균 출석률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며, 이사회에서 안건에 대한 수정, 보완, 반대 의견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주주 권리 영역에서는 주주에게 배당정책 및 계획을 어느 정도 주기로 통지했는지, 또 배당은 집행했는지 평가한다.추가로 ESG 정보공시(P)란 투자자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행위를 말한다. 조직이 홈페이지, 사업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ESG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누구나 이를 접근 및 열람할 수 있도록 대내외에 알리는 경우 ESG 정보공시를 했다고 본다. 따라서 정보공시(P) 항목에서는 정보공시 방식, 주기, 범위를 점검한다. ESG정보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발행 여부를 ‘전자공시시스템, 자율공시’ 사항으로 알리고, 1년 단위로 보고서와 ESG공시를 발행하며, 조직의 영향력 범위에 있는 곳의 모든 ESG 정보를 공시하는 경우 높은 점수를 획득한다. 아직 역사가 길지 않은 ESG는 이처럼 평가 기준이 다양하다. 2026년에는 우리나라, 글로벌 모두ESG규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ESG평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ESG평가 방법을 확인하고, 우리 기업의 ESG수준을 추측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활동이 될 것이다.by Editor L